어릴 적 사진 몇 장이 앨범에 남아 있다. 여러 번 보는 사진이라 특별히 감흥이랄 게 없지만 그나마 아이들과 함께 보면 상념에 잠길 틈이 주어지지 않는다. 아이들은 쉴 틈 없이 말을 건다. 그러곤 뭐가 재미있는지 낄낄대며 웃어댄다.
그 중 한 사진에는 주인공이 산등성이를 따라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판잣집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들은 ‘오, 굉장한 걸.’이라며 잠깐 경탄사를 발하고는 다음 사진으로 눈을 옮긴다. 휙휙 넘어가는 사진 속에는 중학교 시절 앞자락을 크게 기운 교복 입고 친구랑 어깨동무하고 찍은 사진도 있다.
풍한서습(風寒暑濕)을 몸으로 견뎌내던 시절, 엄숙함이나 비장함이 표정에 서려 있을 것 같지만 사진 속 모습은 의외로 밝다. 그 사진을 보는 현재의 어린이들도 짤막한 경탄음과 웃음으로 과거를 소화해낸다. 괜스레 딱딱해져 있는 것은 ‘지금의 나’뿐이다. 사진 속의 주인공이 말을 건네오는 것 같다. “사진 찍습니다. 웃으세요. 김∼치.”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그 중 한 사진에는 주인공이 산등성이를 따라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는 판잣집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아이들은 ‘오, 굉장한 걸.’이라며 잠깐 경탄사를 발하고는 다음 사진으로 눈을 옮긴다. 휙휙 넘어가는 사진 속에는 중학교 시절 앞자락을 크게 기운 교복 입고 친구랑 어깨동무하고 찍은 사진도 있다.
풍한서습(風寒暑濕)을 몸으로 견뎌내던 시절, 엄숙함이나 비장함이 표정에 서려 있을 것 같지만 사진 속 모습은 의외로 밝다. 그 사진을 보는 현재의 어린이들도 짤막한 경탄음과 웃음으로 과거를 소화해낸다. 괜스레 딱딱해져 있는 것은 ‘지금의 나’뿐이다. 사진 속의 주인공이 말을 건네오는 것 같다. “사진 찍습니다. 웃으세요. 김∼치.”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2009-03-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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