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비둘기 발/강석진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비둘기 발/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2009-01-19 00:00
수정 2009-01-19 0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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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드득 날아오르는 것만으로도 평화를 상징하던 비둘기가 도시의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기 시작한 게 언제부터였더라?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도시의 여기저기에는 모이를 주지 말라는 주의표시가 나붙어 있다. 그래서일까. 서울의 비둘기 밀도는 몇 년 사이에 현저히 떨어진 것 같다. 도심 곳곳에 화려한 군세를 보이던 비둘기들이 모두 어디로 갔는지 궁금할 정도다. 시인 김광섭이 일찍이 ‘성북동 비둘기’에서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고 읊은 것처럼.

예전보다 흔치 않게 되면서 비둘기를 만나면 유심히 들여다볼 때가 있다. 뜻밖에 발이 오그라들거나 뭉개져 제대로 걷지 못하는 비둘기가 많다. 병 때문일까? 누군가는 ‘가는 실이나 끄나풀을 버리면 그게 비둘기 발에 감겨서 조막손처럼 된다.’고 설명한다. 인간 근처에 산 업보라기에는 너무 가혹하고 가엽다. 모이로 산아제한하는 것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기왕 세상의 빛을 본 녀석들은 발 뻗고 살 수 있으면 좋으련만.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2009-01-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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