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談餘談] 축제유감 “그래서 즐거우십니까”/최여경 지방자치부 기자

[女談餘談] 축제유감 “그래서 즐거우십니까”/최여경 지방자치부 기자

입력 2008-10-25 00:00
수정 2008-10-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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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하이서울페스티벌 가을축제’가 막을 내린다. 서울시는 곳곳에서 열리는 72개 축제를 총망라한 데 의미를 부여했지만, 일부에서는 핵심 행사가 없는 ‘짜깁기’라고 비죽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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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경 문화부 기자
최여경 문화부 기자
축제는 서울시가 시민에게 제공하는 문화 콘텐츠의 핵심이다. 매해 한 차례이던 축제를 올해 사계절 축제로 확대하고, 무려 예산 98억원을 책정한 이유다. 봄부터 가을까지 행사마다 20억~30억원대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37억원을 투자한 지난해 행사에 445만명이 찾았던 것과 비교하면 관람객은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소문만 무성한 허당잔치였던 셈이다.

사실 지금 우리에겐 축제를 마음껏 즐길 여유가 없다. 주가와 집값은 뚝뚝 떨어지고, 사교육비와 펀드, 대출 이자는 쉴 새 없이 돈을 까먹는다. 정부는 “세계 경제가 다 이러니 어쩔 수 없다.”는 한심한 얘기를 해댄다. 빵빵 터지는 음악소리에 즐거움보다는 “행사 비용이 다 내가 낸 세금”이라는 본전부터 생각난다.

이에 굴하지 않고 서울시는 겨울축제를 준비중이다. 지난해처럼 빛의 축제 ‘루체비스타’라는 게 관련 부서의 설명이다. 이런 불황에서라면 서울광장과 청계광장의 화려한 전구장식을 보며 설치비, 전기료를 떠올릴 게 분명하다.

축제에 쓸 예산을 저소득층에 줄 연탄 한 장 사라고만 할 수 없는 것은, 여기서 위안과 여유를 찾을 사람도 분명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사고의 전환이다. 올해 초 취재차 찾은 스페인과 프랑스에서 기자의 시선을 끈 것은 골목의 모습이었다. 간판 조명을 최소화한 소박한 골목에서 전구장식은 한 발자국 옮길 때마다 카메라에 담고 싶을 정도로 색다르고 아름다웠다. 흥청망청하지 않고도 찾은 이들을 위한 충분한 서비스가 됐다.

빛의 축제를 해야 한다면 이를 벤치마킹해서 각 자치구가 조성한 걷고싶은 거리, 부흥을 꿈꾸는 전통시장 등을 찾아 소박한 루체비스타를 펼치는 것은 어떨까. 가족, 이웃과 모여앉아 차 한 잔, 맥주 한 잔 곁들이게 되면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시민의 마음을 살피는 시정은 멀리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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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여경 지방자치부 기자 kid@seoul.co.kr
2008-10-25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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