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지저귄다. 새벽이다. 간밤에 무슨 일이 있었나 하며 PC를 켠다. 일상적인 아침풍경이지만 이상하게 그는 조간신문을 찾아 현관에 나서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가 신문을 읽는 방법은 소리이기 때문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즈음 그는 시력을 잃었다. 그 이후 손으로 모든 활자를 접했다. 대학 시절까지도 친구가 녹음해 주는 테이프를 들으며 공부했다. 그러나 요즈음은 마음대로 정보를 검색하고 신문을 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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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승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홍보협력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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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승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홍보협력팀 차장
신문읽기는 세상을 배우는 지름길이라고 들으며 자랐고 어른의 신문 보기는 하루 세끼처럼 습관적인 일이다. 그러나 누구에게나 허락되는 건 아니다. 친구를 위해 책을 읽고 녹음을 했던 십여년 전으로부터 이제는 어떠한 글이든 인터넷을 찾으면 있고 이 또한 음성으로 변환해 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우리나라는 IT선진국, 누구나 인터넷 환경에 접근하기가 쉽다. 인터넷은 전세계를 실시간으로 이어주고 어떠한 정보든 클릭 몇 번으로 얼마든 내 눈 앞으로 싱싱한 정보를 배달한다.
시각장애인은 신문을 어떻게 읽을 수 있을까. 국내에서 개발된 ‘보이스아이’라는 시스템은 시각장애인도 종이신문을 손쉽게 읽을 수 있도록 해준다. 한 지면의 기사는 이 시스템을 통해 1.8㎝ 정방형의 심볼마크에 저장되며 상단에 인쇄된 마크에 일종의 2차원 휴대용 리더기를 갖다 대면 그 내용을 음성으로 전달받는다. 이는 시각장애인뿐 아니라 저시력자나 노인, 글을 배우지 못한 사람에게도 유용하다.
그런데 문제는 그렇게 볼 수 있는 활자매체를 주위에서 흔히 보기 힘들다는 것이다. 현재 몇몇 장애인 신문과 점자도서관에 비치된 일부 도서에만 보이스아이가 활용되고 있다. 정보의 바다에 그야말로 일엽편주를 띄워놓은 꼴이다. 장애인도 얼마든지 그 엄청난 정보의 바다로 소통하는 길이 있는데, 우리의 일상적 무관심, 소수자에 대한 배려 부족으로 사장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우려할 수밖에 없다. 그리 멀지 않은 가까운 미래, 종이신문도 시각장애인의 손에 들려 있을 그날을 그려본다.
강혜승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홍보협력팀 차장
2008-07-3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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