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무엇을 즐겨 먹는지 말해 달라. 그러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 주겠다.”
18세기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식가로 유명했던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이 남긴 말이다. 사람이 무엇을 즐겨 먹는지 살펴 보면 그 사람의 인격과 환경, 정치 성향까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 미국의 대선주자 선거캠프에서는 음식 선호도를 통해 지지 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마이크로타기팅’ 기법이 유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공화·민주당의 각 후보 지지자들의 음식이나 음료성향 등 미시적인 특성을 분석한 뒤 이같은 기호를 지닌 사람들, 즉 잠재적인 지지자들을 집중 공략해 확실한 지지층으로 끌어 모으는 전략이다. 성별, 종교, 직업, 소득, 교육수준 등 기본적인 데이터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에게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개인의 음식 취향이나 소비성향, 취미와 같이 좀더 구체적인 데이터들을 파악하면 앞으로 그가 어디에 투표할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타기팅은 ‘마이크로트렌드’에 기반한 마케팅 기법이다. 마이크로트렌드란 메가트렌드처럼 동질적이지 않은 고도로 세분화된 변화들을 가리킨다. 힐러리 클린턴 진영의 수석전략가였던 홍보전문가 마크 펜은 저서 ‘마이크로트렌드, 미래의 큰 변화를 이끄는 작은 힘’에서 현대사회는 몇개의 큰 트렌드가 아니라 극도로 다양화된 수백, 수천개의 미세한 트렌드로 있으며 고도로 다양화되고 개별화된 수요에 대응할 때 성공이 보장된다고 했다. 소비자들에게 155개의 다른 선택권을 제공하는 스타벅스, 한가지 제품으로 50가지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아이팟 등이 마이크로트렌드를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다.
얼마 전 실시된 18대 총선으로 돌아가 보자.4·9 총선에서 후보들의 승패를 좌우한 키워드는 ‘민생’과 ‘교육’이었다. 마이크로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메가트렌드들이다. 우리는 이미 마이크로트렌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정치에서만은 메가트렌드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총선에 젊은층이 무관심했고, 투표율이 사상 최저인 46%에 머물렀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18세기 프랑스의 법률가이자 정치가, 그리고 무엇보다도 미식가로 유명했던 장 앙텔므 브리야-사바랭이 남긴 말이다. 사람이 무엇을 즐겨 먹는지 살펴 보면 그 사람의 인격과 환경, 정치 성향까지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요즘 미국의 대선주자 선거캠프에서는 음식 선호도를 통해 지지 성향을 분석하고, 이를 선거운동에 활용하는 ‘마이크로타기팅’ 기법이 유행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공화·민주당의 각 후보 지지자들의 음식이나 음료성향 등 미시적인 특성을 분석한 뒤 이같은 기호를 지닌 사람들, 즉 잠재적인 지지자들을 집중 공략해 확실한 지지층으로 끌어 모으는 전략이다. 성별, 종교, 직업, 소득, 교육수준 등 기본적인 데이터는 여론조사 전문가들에게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개인의 음식 취향이나 소비성향, 취미와 같이 좀더 구체적인 데이터들을 파악하면 앞으로 그가 어디에 투표할지 알 수 있다는 것이다.
마이크로타기팅은 ‘마이크로트렌드’에 기반한 마케팅 기법이다. 마이크로트렌드란 메가트렌드처럼 동질적이지 않은 고도로 세분화된 변화들을 가리킨다. 힐러리 클린턴 진영의 수석전략가였던 홍보전문가 마크 펜은 저서 ‘마이크로트렌드, 미래의 큰 변화를 이끄는 작은 힘’에서 현대사회는 몇개의 큰 트렌드가 아니라 극도로 다양화된 수백, 수천개의 미세한 트렌드로 있으며 고도로 다양화되고 개별화된 수요에 대응할 때 성공이 보장된다고 했다. 소비자들에게 155개의 다른 선택권을 제공하는 스타벅스, 한가지 제품으로 50가지의 수요를 충족시켜 주는 아이팟 등이 마이크로트렌드를 성공적으로 적용한 사례다.
얼마 전 실시된 18대 총선으로 돌아가 보자.4·9 총선에서 후보들의 승패를 좌우한 키워드는 ‘민생’과 ‘교육’이었다. 마이크로트렌드와는 거리가 먼 메가트렌드들이다. 우리는 이미 마이크로트렌드 시대를 살고 있지만 정치에서만은 메가트렌드가 힘을 발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번 총선에 젊은층이 무관심했고, 투표율이 사상 최저인 46%에 머물렀던 것도 바로 이 때문이 아니었을까.
함혜리 논설위원
2008-04-21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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