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펜과 잉크/최태환 수석논설위원

[길섶에서] 펜과 잉크/최태환 수석논설위원

입력 2007-12-06 00:00
수정 2007-1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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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주변에 대형 서점이 3곳이나 된다. 광화문, 종로, 을지로 입구를 지키는 명물이다. 이따금 들른다. 신간 서적·음반·DVD에서 문구류, 액세서리까지 웬만한 것은 다 있다. 내 나름으로 세상을 만나는 충실한 통로다.

어느 문구 코너의 깃털 달린 펜과 잉크 세트가 눈길을 잡는다. 수입품이다. 영화 ‘오만과 편견’,‘비커밍 제인’에서 곱게 글을 써 내려가던 주인공이 떠오른다. 나스타샤 킨스키 주연의 동화같은 ‘테스’도 연상된다. 영화속 주인공뿐일까. 누구든 펜을 들면 어쩐지 애상이 넘칠 것 같은 착각이 든다.

하지만 요즘도 펜 글씨를 쓰는 이가 얼마나 될까. 최근 만난 문인 가운데 최인호, 김 훈씨가 펜을 고집한다. 국내 최고 작가의 아날로그 감성이 새삼스럽고, 살갑다. 어느 시인은 “편지를 연필이나 만년필로 쓰는 시간만큼은 지금도 주먹만한 좌심실이 쿵쿵거린다.”고 했다. 가슴 속에 품었던,40도쯤 뜨거워진 봉투를 우체통에 밀어넣던 사춘기 시절이 그립단다. 문득 필통에 잠든 만년필을 다시 만지작거리고 싶은 충동에 빠진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2007-12-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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