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반 사이 한국타이어 대전·금산 공장에서 14명의 근로자가 돌연사했다고 한다.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유해 인자에 의한 중독인지 다른 질병인지 정확한 결과조차 나오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충격이 아닐 수 없다. 한국타이어는 국내 굴지의 타이어 생산업체로, 모범적인 근무체계를 갖춘 것으로도 널리 알려진 기업이 아닌가. 유가족들이 몇 달째 시위·농성을 벌이고 있는데도 적극적인 사인규명이나 보상책 마련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니, 실망스러움을 감출 수 없다.
보도에 따르면 사망자 14명 가운데 간질환자가 5명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회사 직원들의 건강진단을 맡은 대전산업보건센터는 간기능 수치가 정상인보다 3배나 높게 나온 근로자들에게도 정상, 적합 판정을 내렸다고 한다. 회사가 부실 건강검진을 알고도 무시했다는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회사의 보건관리자도 6개월 계약의 비정규직 간호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질환의심 근로자의 사후관리가 제대로 될 리 없었을 것이다.
물론 최종 역학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인 만큼 사망원인을 솔벤트와 근무환경 때문으로 단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짧은 기간 안에 특정 팀에서 직원들이 줄줄이 숨졌는데도, 작업환경 개선이나 직원 건강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쓰지 않은 점은 거듭 나무라지 않을 수 없다. 오죽했으면 유가족들이 회사 제품의 불매운동에까지 나섰겠는가. 조속한 사인 규명과 더불어 보다 안전한 작업환경을 만드는 데 회사측이 성의있는 노력을 기울이길 당부한다.
2007-11-1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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