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談餘談] 디스플레이용 부부와 황혼이혼/윤창수 문화부 기자

[女談餘談] 디스플레이용 부부와 황혼이혼/윤창수 문화부 기자

입력 2007-10-27 00:00
수정 2007-10-27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연예인들의 이혼 소식은 그들이 우리에게 친근한 존재이자 대중에게 영향력을 가진다는 점에서 ‘나쁜’ 뉴스라고 생각한다.

사랑했던 배우들이 어느날 배우자와 헤어졌다며 눈물짓는 모습은 가슴을 아프게 할 뿐 아니라,‘나도 까짓거’하는 마음까지 먹게 만든다.

물론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한 ‘디스플레이용´ 부부로 살아가느니 솔직하고 편하게 따로 사는 게 연예인은 물론 평범한 사람에게도 훨씬 나은 인생 길인지 모른다.

영화로도 만들어진 베스트셀러 ‘내니 다이어리’에는 월스트리트 부자와 미녀의 결혼생활이 묘사돼 있다. 결혼과 이혼을 명품사듯 반복하는 금융 부자는 위자료를 주지 않으려고 재산을 회사명의로 돌려놓고, 호시탐탐 더 젊고 아름다운 여성을 찾는다. 아내는 텅빈 결혼생활을 사치와 향락으로 메우고, 아이는 기숙학교와 내니(유모)가 기른다.

아직은 결혼생활 초보지만 둘이 사는 행복이 거창한 데 있는 것 같진 않다. 같이 밥먹고, 잠자고, 걸으면서 시덥잖은 농담에 낄낄대고 서로의 체온에 마음을 녹이며 일상의 순간순간 행복을 맛보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아름다운 모습 가운데는 머리가 하얀 노부부가 서로의 손을 꼭 잡고 걷는 뒷모습이나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풍경이 있다. 기자도 그런 노부부의 모습을 볼 때마다 우리도 저렇게 아름답게 늙어가자고 남편과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평생 내 편이 될 것이라고 믿었던 반쪽이 어느날 배신을 하거나 시간이 흐르면서 변하는 모습은 참기 힘들 것이다.

황혼이혼은 아직 가부장적 사고가 지배적인 남편이 있는 지금의 노부부에게나 있는 일이라고 믿고 싶다.

결혼을 하기 전에는 한국 남성들은 모두 가부장 제국의 제왕으로 군림할 것이라 생각했다. 때문에 한때는 집안일에 솔선수범한다는 중국 남성과 결혼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직접 결혼을 하고, 또 주변 친구들을 보니 가족과 아내를 아끼는 한국 남성들이 대부분이었다.

황혼이혼이나 중년이혼을 결심하기보다는 오래도록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가 더 많았으면 한다.

윤창수 문화부 기자 geo@seoul.co.kr
2007-10-27 30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불장인 국내증시에서 여러분의 투자성적은 어떤가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거듭 경신하며 5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연초 이후 상승률은 15% 안팎으로, 글로벌 주요 증시 가운데 가장 가파르다. 하지만 개인투자자 수익률은 외국인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 여러분의 수익률은 어떤가요?
1. 수익을 봤다.
2. 손해를 봤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