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근속상/송한수 국제부 차장급

[길섶에서] 근속상/송한수 국제부 차장급

입력 2007-07-24 00:00
수정 2007-07-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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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속(勤續) 했다고 화분을 보내다니 참 어처구니 없어.”

Y선배가 웃는다. 딱 15년째 일터에서 땀을 흘렸다. 회사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그런데 부서 후배가 업무상 이래저래 연락을 하던 차에 창립 기념일 근속상 수상 소식을 자랑삼아 귀띔한 모양이다. 그래서 절친한 L이 질세라 그에게 난(蘭)을 배달했다. 농담 즐기는 이는 “아직도 다녔단 말이야?”라며 히죽거린다.Y선배는 겉으론 “오래 일했다는 게 욕으로 돌아오니 쓰리네.”라고 하지만 흐뭇한 그 속내를 다들 눈치 챘다. 회사 떠난 옛 선배가 엊그제 한 말이 겹친다.“동기들은 내게 한 턱을 내야지. 숨통 터줬잖아.”

실업률이 수그러들지 않는다.‘이태백’은 옛말이 된 지 이미 오래.‘청백전’이 대세다. 입에 담기도 마뜩잖은 청년백수 전성시대의 준말이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일터에서 보람차게 오래 근무했다는 사실은 뽐낼 일이지 숨길 일은 아니다. 창장(長江)의 앞물이 끝내는 뒷물에 밀려나고야마는 법이다. 하지만 앞물은 사라지지 않고 너른 바다에 이른다.

송한수 국제부 차장급 onekor@seoul.co.kr

2007-07-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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