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이해찬과 한명숙/이목희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해찬과 한명숙/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7-06-19 00:00
수정 2007-06-19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탈노(脫盧)의 행진이 이어지는 한편으로 친노(親盧) 주자의 물밑 경합이 뜨겁다. 누가 노무현 대통령의 적자(嫡子)가 될 것인가. 올봄 한명숙 전 총리가 먼저 나서는 듯싶었다. 부드러운 인상이 친노 계열의 팍팍함을 융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기대만큼 뜨질 않으니 어쩌겠는가.

지난달부터 이해찬 전 총리쪽의 행보에 속도가 붙었다. 총리 재직시 비호감 언행을 의식한 듯 한동안 자제했던 그였다. 큰 차이는 아니지만 범여권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한 전 총리보다 상승속도가 빨랐다. 이제는 ‘이해찬 대권 프로젝트’가 거론되면서 친노의 대표주자로 자리잡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 출신과 친노 의원들을 불러모으며 노심(盧心)의 중앙에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전 총리가 독주체제를 갖추면 다른 친노 주자들은 어찌해야 하나.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은 한때 모셨던 이 전 총리의 그늘을 벗어나기 힘들다. 유 전 장관의 주변에선 ‘전략적 카드론’이 나온다. 이 전 총리 진영에 공식 합류하면 대통합론자들의 거부감으로 작용해 오히려 감표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경선에 나섰다가 간접적으로 이 전 총리를 지원하자는 취지다. 김혁규 전 경남지사쪽에서는 이 전 총리가 세를 모아 막판에 영남후보인 자신을 밀 거라는 희망을 피력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고심이 깊은 쪽은 한 전 총리다. 친노의 품에서 역전을 노려야 하나, 아니면 떠나서 새 활로를 찾을 것인가. 한 전 총리는 어제 대선 출정식을 가졌다. 참여정부에서 국민과 소통이 미흡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나 탈노 의사를 밝히지 않은 채 애매한 자세를 취했다. 두 전직 총리간 신경전이 친노 진영 독해의 핵심이다.

더욱 난해한 상황이 올 수 있다. 친노 대표주자로 매김된 이가 범여권내 지지 확산을 위해 노무현 대통령까지 공격하는 사태가 벌어지지 말란 법도 없다. 한나라당 경선에 비해 지지도면에서 2부리그이지만 친노 레이스 역시 속을 들여다 보면 복잡다단하다.‘영원한 친구’와 ‘영원한 적’을 장담 못하는 정치공학의 세계는 그래서 항상 흥미진진한 것이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06-19 3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