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이 청장퇴진을 요구하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는 경찰관들에 대해 강력한 대응을 검토중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비판 경찰관들에게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이다. 바로 신분상 불이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다른 부서나 근무지로 인사조치하거나 특별교육 대상자로 지정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그룹 회장의 보복폭행 수사를 둘러싼 경찰청장의 위증, 수사외압 의혹이 해명되지 않은 상황이다. 일선 경찰관들이 얼마나 공감할지 의문이다. 반발심만 키우지 않을지 걱정이다.
경찰청장은 지금 안팎으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 한화수사와 관련, 국회에서 한화측으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없다고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또 수사외압 의혹 등으로 언제 검찰에 불려갈지 모르는 처지다. 경찰내부는 물론 정치권 일각으로부터도 사퇴압력을 받았다. 이 정도면 경찰의 명예나 조직의 쇄신을 위해 용퇴하는 게 마땅한 몸가짐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택순 청장은 버티기를 계속하고 있다. 청와대와 행정자치부까지 나서 역성을 들었다. 경찰 수뇌부나 정부는 일부 경찰관들이 청장퇴진 요구를 했다 해서 나무라기에 앞서, 경찰쇄신이나 조직동요를 막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자성부터 했어야 옳다.
특정 사건 수사가 물의를 빚었다 해서, 경찰청장이 반드시 책임져야 한다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나아가 위계가 분명한 조직속성상 일선 경찰관이 총수의 퇴진을 요구하는 풍토 역시 바람직하다 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청장의 도덕성에 치명적 흠이 확인됐는데도, 물러나지 않는 것은 더 큰 문제다. 윗물이 맑지 않은데 아랫물을 정화하겠다는 발상은 누가 봐도 납득하기 어렵다. 이제 청장 스스로가 거취에 대한 결단을 내릴 때다.
2007-06-02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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