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이었던 5월 유난히도 주위에 결혼식과 장례식이 많았다. 되도록이면 찾아보려 애쓰는 편이지만 솔직히 생각처럼 여의치는 않다.
당연한 면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결혼식보다는 상가를 찾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마음도 그쪽으로 더 쏠린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몇해 전까지만 해도 결혼식에 가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 결혼식과 얽힌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아주 가까운 사람의 결혼식도 아니었다. 단지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놓고 신랑의 손을 잡을 때, 신랑신부가 양가 부모님께 절을 할 때, 비록 순간적이지만 이같은 상황들이, 감상적으로 만든 게 아닌가 싶다. 한때는 지루하게 느껴졌던 주례의 ‘말씀’도 너무 당연해 무감각했던 부부간 도리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됐다.
그런가 하면 상가에 가서는 상주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 보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상주와 얼굴을 마주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른 눈길을 다른 곳으로 옮기곤 한다.
상주에 대한 애석함 뒤로 부모님과 시어머니 등 가까운 친척 어른들에 대한 생각이 끝없이 딸려 올라온다.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무심했던 건 아닌지, 세월이 우리 부모님들은 비켜가는 줄로 착각에 빠져 있었던 건 아닌지 반성하며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평소 무의식적으로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하시던 어른들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러면서 돌아오는 길에 잘해야지 수없이 다짐한다.
하루나 갈까. 잘해야지 하는 다짐은 다음날 바쁜 일상속으로 되돌아가는 순간 까맣게 잊혀진다.
그러다 어느 날 가까운 이의 부음을 접하면 다시금 마음을 다잡곤한다. 마치 가톨릭 신자들이 주일마다 고해성사를 하듯.
결혼식장과 상가를 찾는 것은 돌이켜보면 당사자들에 대한 축하와 애도 못지않게 이처럼 소중한 나의 인연들에 대한 되새김인 것 같다.
김균미 경제부 차장 kmkim@seoul.co.kr
당연한 면도 있지만 나이가 들면서 결혼식보다는 상가를 찾는 경우가 빈번해졌다. 마음도 그쪽으로 더 쏠린다.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몇해 전까지만 해도 결혼식에 가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와 당혹스러웠던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그렇다고 그 결혼식과 얽힌 구구절절한 사연이 있었던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아주 가까운 사람의 결혼식도 아니었다. 단지 신부가 아버지의 손을 놓고 신랑의 손을 잡을 때, 신랑신부가 양가 부모님께 절을 할 때, 비록 순간적이지만 이같은 상황들이, 감상적으로 만든 게 아닌가 싶다. 한때는 지루하게 느껴졌던 주례의 ‘말씀’도 너무 당연해 무감각했던 부부간 도리를 되새겨보는 기회가 됐다.
그런가 하면 상가에 가서는 상주의 얼굴을 제대로 쳐다 보지 못하는 경우가 왕왕 있다. 상주와 얼굴을 마주하다 보면 순간적으로 눈시울이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얼른 눈길을 다른 곳으로 옮기곤 한다.
상주에 대한 애석함 뒤로 부모님과 시어머니 등 가까운 친척 어른들에 대한 생각이 끝없이 딸려 올라온다. 바쁘다는 핑계로 너무 무심했던 건 아닌지, 세월이 우리 부모님들은 비켜가는 줄로 착각에 빠져 있었던 건 아닌지 반성하며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평소 무의식적으로 여기저기가 아프다고 하시던 어른들 모습이 떠올라 마음이 무거워진다. 그러면서 돌아오는 길에 잘해야지 수없이 다짐한다.
하루나 갈까. 잘해야지 하는 다짐은 다음날 바쁜 일상속으로 되돌아가는 순간 까맣게 잊혀진다.
그러다 어느 날 가까운 이의 부음을 접하면 다시금 마음을 다잡곤한다. 마치 가톨릭 신자들이 주일마다 고해성사를 하듯.
결혼식장과 상가를 찾는 것은 돌이켜보면 당사자들에 대한 축하와 애도 못지않게 이처럼 소중한 나의 인연들에 대한 되새김인 것 같다.
김균미 경제부 차장 kmkim@seoul.co.kr
2007-06-02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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