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찬성 거수기로 전락한 사외이사

[사설] 찬성 거수기로 전락한 사외이사

입력 2007-03-05 00:00
수정 2007-03-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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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투명성을 높여 지배구조를 개선하자는 취지로 도입된 사외이사제가 경영진의 거수기 역할에 그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삼성전자 등 12월 결산 30대 상장사의 사외이사 199명은 지난해 5263건의 의결에 참석해 15건에 대해서만 반대의견을 개진했다는 것이다. 포스코,KT&G, 대우조선해양 등 3개사에서 15건의 반대의견이 나왔고, 나머지 27개사에서는 단 한건의 반대도 없었다고 한다. 사외이사제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음에도 분식회계나 대주주의 횡령 등 비리가 끊이질 않는 것은 사외이사들의 ‘직무유기’와 무관하지 않다.

사외이사제가 경영의 감시·감독 기능을 상실하게 된 1차적인 이유는 40%가 지배주주나 경영진과 학연 등 특수관계로 얽혔기 때문이다. 사외이사가 ‘봐주기용’ 자리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사외이사가 방만하거나 무리한 경영 행위를 견제하기는커녕 대주주의 이익을 보호하는 방패막이 구실에 급급한 것이 현실이다. 경영진 역시 사외이사를 기업 발전의 동반자로 보지 않고 법이 강요한 거추장스러운 존재쯤으로 인식하는 듯하다.

기업의 지배구조 점수가 10점(100점 기준) 높아지면 기업가치는 13% 높아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사외이사제를 제대로 활용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면 기업의 경쟁력도 그만큼 더 높아진다는 뜻이다. 그리고 기업가치 상승의 최대 수혜자는 대주주다. 따라서 경영진은 사외이사들에게 경영 정보를 더욱 적극적으로 알리고 조언을 구해야 한다. 사외이사의 침묵은 결국 기업의 손해다.

2007-03-05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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