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어서일까. 몇해 전부터 초등학교 동기생모임 연락이 가끔 온다. 시골이라 내려가기가 어렵다. 하지만 40여년전 추억은 이따금 자맥질이다. 학교까지 걸어서 20여분. 골목 골목 ‘불량식품’ 난전들, 정지된 기억 속을 맴도는 친구들, 화구 팽개치고 반월성·계림에서 뒹굴던 미술반 아이들.
올 봄 개교 1백주년이란다. 며칠전 친구가 찾아왔다.59회 동기생들이 강당 앞에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단다. 십시일반 모금하자는 제안이었다. 동기 명단을 건넨다. 쭉 훑었다. 머릿속은 당시 출석부와 만나고 있다. 선생님의 정갈한 펜글씨가 하나 하나 살아난다. 한 이름이 눈에 꽂힌다. 여자 동기생 M이다. 갑자기 설렌다. 단발의 초롱한 아이였다. 키가 꽤 컸다. 별로 말이 없었던 것 같다. 얼굴은? 어렴풋하다. 졸업후 마주친 적이 없다.
그 아이는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았다. 내가 좋아했던 것일까. 한번도 마음을 내비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아이를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까. 지금도 부끄러울 듯하다. 다시 가슴이 뛴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올 봄 개교 1백주년이란다. 며칠전 친구가 찾아왔다.59회 동기생들이 강당 앞에 기념비를 세우기로 했단다. 십시일반 모금하자는 제안이었다. 동기 명단을 건넨다. 쭉 훑었다. 머릿속은 당시 출석부와 만나고 있다. 선생님의 정갈한 펜글씨가 하나 하나 살아난다. 한 이름이 눈에 꽂힌다. 여자 동기생 M이다. 갑자기 설렌다. 단발의 초롱한 아이였다. 키가 꽤 컸다. 별로 말이 없었던 것 같다. 얼굴은? 어렴풋하다. 졸업후 마주친 적이 없다.
그 아이는 우리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았다. 내가 좋아했던 것일까. 한번도 마음을 내비치지 못했던 것 같다. 그 아이를 다시 만날 기회가 있을까. 지금도 부끄러울 듯하다. 다시 가슴이 뛴다.
최태환 수석논설위원 yunjae@seoul.co.kr
2007-02-2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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