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입술의 메시지/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입술의 메시지/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7-01-29 00:00
수정 2007-01-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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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근엄한 표정을 짓는 친구가 있었다. 꾹 다문 입술이 한일자도 아니었다. 양쪽 입술꼬리가 아래를 향해 마치 화난 사람처럼 보였다. 엔도르핀, 다이돌핀, 엔터페롤 등 상식을 총동원해 웃음의 효과를 설파했다. 하지만 그는 “억지로 웃으면 스트레스가 쌓여 오히려 건강에 해롭다.”고 반박했다.

웃음의 장점은 워낙 알려진 터라 거기서 밀릴 수 없었다. 과학칼럼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해 재차 설득에 나섰다.“사람 머리가 그리 정교하지 못해 억지웃음도 진짜 웃음과 효과는 비슷하다는 것이 학계의 통설”이라고 들이댔다.“이제 그만하자.”고 그가 짜증을 냄으로써 웃음 관련 대화는 끊겼다.

나중에 어두운 표정의 배경을 들었다. 부부 사이가 워낙 나쁘다고 했다. 그런데 얼마전 다시 만난 그가 모처럼 입술꼬리를 올리며 웃었다.“부부클리닉에 다녔다더니 문제가 풀렸나.”라고 생각하며 입술 모양을 자세히 보았다. 억지 웃음은 오른편 입술끝부터, 진짜 웃음은 반대부터 올라간다는데 구별이 안 되었다. 부부간 화해가 가식적이 아니길 바랄 뿐….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7-01-2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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