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무악재에서 보니/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길섶에서] 무악재에서 보니/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입력 2006-12-28 00:00
수정 2006-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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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악재를 넘어 서울 시내 중심가로 들어서는데 숨이 막힌다. 도로 바로 왼편 인왕산 기슭에 들어서고 있는 아파트가 갑작스레 마주친 장벽처럼 느껴진다. 아파트가 들어서기 전에는 남산 타워가 한눈에 들어왔는데 이젠 아파트 옆을 한참 지나야 시야에 들어온다.

갑자기 화가 치민다. 어떻게 건축 허가가 났을까. 무악재에서 보아온 시내 중심가 전경 중 절반 가까이를 볼 수 없게 된다면 불허했어야 마땅하다. 건축물이 주변 경관을 해치는 흉물이어도 괜찮다는 건가. 이제 서울의 북쪽 관문은 시야를 잃었다.

그러나 곧 제풀에 꺾인다. 서울시내에 주변 경관을 고려해 지은 건물이 과연 얼마나 될까. 무악재를 넘어서며 마주치는 아파트도 처음이니까 흉물인 양 느껴지는 것일 뿐, 이제 곧 익숙해질 것이다. 그래도 좀처럼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 의문이 있다. 우리는 생활을 편리하게 해주는 문명의 이기를 만든다는 명목으로 점점 더 우리의 숨을 조이고 있는 것은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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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jshwang@seoul.co.kr

2006-12-28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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