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휴대전화 속 번호들/문화부 김미경기자

[길섶에서] 휴대전화 속 번호들/문화부 김미경기자

김미경 기자
입력 2006-11-07 00:00
수정 2006-11-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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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휴대전화에 새 전화번호를 저장할 일이 자주 생긴다. 종이로 된 전화번호부 수첩이 손을 떠난 지 벌써 오래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새 전화번호를 저장하려면 이미 저장된 번호를 지워야 한다. 번호 저장 한도인 500개가 꽉 차서 하나씩 삭제해야만 새 번호를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는 사람들의 번호를 지워야 하는 과정은 상당한 진통(?)이 따른다. 삭제 기준은 없지만 이름이 가물가물하거나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거나 하는 등이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남겨둘 때가 있는데, 결국 꼭 저장해야 할 번호가 들어오면 아쉽지만 삭제 버튼을 누른다.

새로 저장되는 번호와 사라지는 번호가 늘어나면서 인간관계에 대해서도 되돌아보게 된다. 직업상 또는 외향적인 성격상 지인이 늘어나는 것은 즐거운 일이지만, 사라진 번호로 전화를 걸어야 할 일도 생길 것이다. 지울 번호를 찾으면서 발견한 반가운 이름에 오랜만에 전화를 걸어보면서, 종이 전화번호부를 다시 써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문화부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2006-11-07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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