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식사가 끝난 뒤 갑자기 생각이 미친 듯 베란다로 나가 창밖 하늘을 본다. 어느덧 보름달이 푸르스름한 빛을 내뿜으며 중천 가까이 떠 있다. 마음이 조급해지면서 서둘러 집을 나선다. 시선을 보름달에 고정한 채 다다른 탄천. 예년과 마찬가지로 꼬마들이 하늘을 향해 불꽃을 쏘아올리며 탄성을 지르고 내달린다. 어른 한무리도 어느 틈엔가 불꽃놀이에 동참한다.
억새풀이 자그마한 군락을 이룬 둔치 한편, 노부부가 두 손을 모으고 보름달을 향해 연신 머리를 숙인다. 주변 가로등 불빛과 달빛을 한껏 받은 노부부의 얼굴이 진지하다 못해 엄숙하기까지 하다. 무엇을 저토록 간절히 기원하는 것일까. 아마도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들의 무사안위를 빌고 또 빌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렸을 적 어머니도 한가위나 정월 대보름이면 뒷동산에 올라 보름달이 떠오름과 동시에 남보다 한발 앞서 소망을 빌곤 했다.
노부부의 모습에 감염된 듯 내 입에서도 절로 소망의 타래가 풀어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서 가족으로, 그리고 낯익은 얼굴들로…. 어느새 온몸이 달빛에 젖어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억새풀이 자그마한 군락을 이룬 둔치 한편, 노부부가 두 손을 모으고 보름달을 향해 연신 머리를 숙인다. 주변 가로등 불빛과 달빛을 한껏 받은 노부부의 얼굴이 진지하다 못해 엄숙하기까지 하다. 무엇을 저토록 간절히 기원하는 것일까. 아마도 멀리 떨어져 있는 자녀들의 무사안위를 빌고 또 빌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어렸을 적 어머니도 한가위나 정월 대보름이면 뒷동산에 올라 보름달이 떠오름과 동시에 남보다 한발 앞서 소망을 빌곤 했다.
노부부의 모습에 감염된 듯 내 입에서도 절로 소망의 타래가 풀어지기 시작한다. 아이들에게서 가족으로, 그리고 낯익은 얼굴들로…. 어느새 온몸이 달빛에 젖어드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우득정 논설위원 djwootk@seoul.co.kr
2006-10-09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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