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학원이 초·중·고보다 3배나 많은 사회

[사설] 학원이 초·중·고보다 3배나 많은 사회

입력 2006-09-23 00:00
수정 2006-09-23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입시학원과 보습학원 등 학습 부문 사교육기관의 수가 지난 6월 말 현재 2만 7724곳에 이르러 초·중·고의 3배에 육박한다는 교육인적자원부 자료는 충격적이다. 도시 곳곳에 학원가가 형성되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 한편에는 학원빌딩이 들어서는 현상을 모르는 바 아니지만 막상 수치로 확인하고 보니 놀랍기만 하다. 더욱이 학원 수가 5년 새 두 배가 되었고, 증가 속도도 해가 갈수록 빨라진다고 하니 이러다간 공교육이 완전 붕괴하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이처럼 입시·보습학원이 기승을 부리는 까닭은 두말할 나위 없이 공교육이 제 몫을 못하기 때문이다. 평준화 정책이 도입된 지 중학교 과정은 37년, 고교 과정은 32년이 지났다. 처음 계획대로라면 전국의 중학생과 평준화지역의 고교생은 고른 학습환경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교사들에게 교육을 받아 사교육 의존도를 크게 줄였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떠한가. 며칠전 공개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교육지표’를 보면 이 땅의 학부모는 공교육 부문에서 OECD 가입국 평균치의 4배가 넘는 엄청난 부담을 지고 있다. 거기에 세계 최고 수준의 사교육비까지 감당해야 하니, 교육비 탓에 가계(家計)가 흔들린다는 불평이 결코 엄살이 아니게 돼 버렸다. 이처럼 지나친 교육비 부담과 과열경쟁을 피해 아예 외국으로 유학·연수를 가는 학생도 지난해 10만명을 넘는 지경에 이르렀다.

더욱 갑갑한 일은, 사태가 이러한데도 그 진단과 처방을 놓고 교육계를 비롯한 사회 각계의 의견이 두 갈래로 갈려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는 점이다. 마침 새 교육 부총리가 며칠전 취임했다. 교육계 원로답게 공교육을 되살리는 획기적이고도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 국민 앞에 내놓기를 기대한다.

2006-09-23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탈모약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재명 대통령이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는 생존의 문제”라며 보건복지부에 탈모 치료제 건강보험 적용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탈모를 질병으로 볼 것인지, 미용의 영역으로 볼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이 정치권과 의료계, 온라인 커뮤니티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당신의 생각은?
1. 건강보험 적용이 돼야한다.
2. 건강보험 적용을 해선 안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