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빈그릇/황진선 논설위원

[길섶에서] 빈그릇/황진선 논설위원

황진선 기자
입력 2006-09-06 00:00
수정 2006-09-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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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동안 아내와 단 둘이 살았다. 두 아이가 지방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지난 여름방학에 두 아이가 다 올라와 같이 있었는데, 아내는 끼니 때마다 “음식이 잘 없어져서 아주 좋아.”를 연발했다.

그래서 “음식 없어지는 게 왜 좋은데?”하고 물었다. 그런데 “그냥 좋아.”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 뒤에도 두어번 물었지만 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곰곰 생각해봤다. 아이들이 있으면 음식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 귀찮을 수도 있다. 음식을 만드는 것만으로 따지면 아이들이 있는 게 좋다고 얘기할 수는 없다. 아이들이 없는 게 편하다. 적게 만들어서 안 남기면 된다. 돈도 덜 든다.

물론 “음식이 없어져서 좋다.”는 아내의 말이 엄마로서 사랑을 표현한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것만은 아닌 것 같았다. 모성은 오히려 부차적인 것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조금 고민하다가 이렇게 결론을 내보았다. 그런 게 사는 모습이니까. 맞나요?

황진선 논설위원 jshwang@seoul.co.kr

2006-09-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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