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정보 발신력/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정보 발신력/강석진 수석논설위원

입력 2006-09-04 00:00
수정 2006-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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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정보기관이 ‘견공(犬公)’ 대열에 서게 된 것은 순식간이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사행성 게임이 창궐한 데 대해 “도둑 맞으려니 개도 안 짖는다.”라고 말하고, 늘 그렇듯이 여기저기서 트집을 잡으면서부터이다.

대통령의 말은 “개는 2004년부터 짖었다.”라는 반박을 불렀다. 졸지에 ‘개’가 된 국정원이 “2004년 바다이야기에 대해 청와대에 보고한 바 없다. 올해 들어 동향보고를 했다.”며 ‘주인’을 변호했지만, 한나라당은 2005년 국정원이 보고서를 작성했으며 분명히 대통령에게 전달됐을 것이라고 계속 달구친다. 검찰과 경찰도 짖지 못했다고 자복하는 견공 대열에 동참했다.

정보의 힘은 수집, 분석·평가, 발신(전달) 능력으로 이뤄진다. 국정원이나 검·경의 말을 종합하면 사행성 게임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했으나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짖지 못했다.’는 견공들의 말이 거짓이면 국민을 속인 것이다. 사실이면 정보 기구의 정보 발신(發信) 능력에 총체적 결함을 드러낸 것이 된다. 거짓이어도 문제지만 사실이어도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은 임기가 끝나면 떠나지만 정보기구들은 계속 남아 주요 국가정보를 다루기 때문이다.

‘국가와 정보’라는 책을 쓴 일본의 오카자키 히사히코는 “정보라는 것은 그냥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쓰는 정책결정자 나아가 민주주의 국가에 있어서는 국민에게 전달하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라고 말한다. 현재의 논란은 대통령에게 보고했는지 여부에만 집중돼 있다. 정보기구들이 국민에게 알리는 데 실패했다는 점은 거론조차 되지 않는다. 우리 사회가 민주화 여정으로 접어든 지 꽤 시간이 흘렀지만 정보기구의 임무를 윗선 보고에만 한정지어 보기 때문이다. 정보기구들도 대통령에게 보고하지 못한 점만 송구스러워한다.

정보는 발신력이 떨어지면 수집력도 약화된다. 정보기구들이 다원화되고 민주화된 사회에 걸맞은 정보 발신력을 갖추는 데 왜 실패했을까. 어찌 해야 정보 능력을 높일 수 있을까. 이런 물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주요 정보기구들이 다시 견공 대열에 서지 말란 법이 없을 것이다.

강석진 수석논설위원 sckang@seoul.co.kr
2006-09-04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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