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이야기’ 파문의 핵심인물인 정동채 전 문화부 장관이 침묵하고 있다. 엊그제부터는 소속당인 열린우리당은 물론 국회 사무실에 나오지도, 집으로 들어가지도 않는다고 한다. 사실상 잠적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바다이야기의 시작과 끝을 쥔 인물이다. 그가 장관으로 있는 동안 상품권 인증제 도입, 바다이야기 영상물등급위 심의 통과, 인증제 폐지, 지정제 도입 등 사행성 오락게임의 모든 것이 이뤄졌다. 정책 혼란과 비리 의혹의 중심에 그가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일주일이 넘도록 입을 다물고 있으니 이만저만 무책임한 행태가 아니다.
정 전 장관은 관련 의혹들에 대해 밝혀야 한다. 검찰 수사나 감사원 감사를 핑계 댈 일이 아니다. 자신의 정책 행위를 설명하고 무엇이 문제였는지, 어떤 비리가 있었는지, 청탁과 로비의 실태는 어떠했는지 말해야 한다. 그가 재임하던 1년여간 도박용 상품권만 30조원 어치가 발행됐고, 성인오락실 시장규모는 연간 50조원대로 커졌다. 대부분 살아가기가 힘든 서민들이 주머니를 턴 돈이다. 돈 냄새를 맡은 조직폭력배의 로비와 협박이 난무했고 정치권의 청탁도 빗발쳤다. 오죽하면 그 자신 인증제 도입 직후 국회에서 “의원님들 관심이 많은 탓인지 (업체선정 정보가)새어 나가 서둘러 발표했다.”고 했겠는가. 허위서류 작성으로 인증이 취소된 업체들을 두 달 뒤 다시 지정해준 경위 등 밝혀야 할 의혹이 한 둘이 아니다. 국회의 상품권업체 선정과정 진상조사를 그가 막았다는 의혹도 있다.
유·불리를 따지며 이리 재고 저리 궁리할 계제가 아니다. 침묵은 정책 실패와는 또 다른 차원에서 국민에게 죄를 짓는 것이다. 나라를 언제까지 ‘바다’의 수렁에 담가 둘 생각인가. 주무장관으로서 여당 중진으로서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한다.
2006-08-26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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