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뽀뽀/송한수 기자

[길섶에서] 뽀뽀/송한수 기자

송한수 기자
입력 2006-07-20 00:00
수정 2006-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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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래 가운데 ‘키싱 머신’(Kissing Machine)이라 불리는 이가 둘 있다. 단체회식 때마다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존경하는 ○○○, 뽀뽀 한번 할까요?”라며 다짜고짜 입술을 들이대 상대를 질리게 만드는 친구들이다.

그런데 이들에게 ‘뽀뽀쟁이’라는 별명을 붙여 줘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며칠 전 일이다. 키스냐 뽀뽀냐 하는 입씨름을 보고 나서다. 때마침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 어린이의 배꼽에 입맞춤을 했다는 외신보도가 나왔다. 푸틴 대통령은 관광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고양이처럼 귀여워서….”라는 토를 달았다. 그런데 어떤 이가 한 덧말.“배에다 무슨 키스냐. 뽀뽀가 맞다.” 누군가는 “그래도 키스는 키스지, 우리말로 하자면 몰라도….”란 지청구도 곁들여졌다.

하긴 이몽룡과 성춘향이 광한루에서 키스를 했다는 표현도 웃기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뽀뽀를 했다는 말도 마찬가지일 터. 우리 말이 사라져가는 길섶에서 엉뚱하지만 행복한 토론시간을 가졌다. 사전을 봐도 뽀뽀는 귀엽게 일컫는 말이다. 키스와 딴판이 아닐 바에야 정이 묻어나는 ‘뽀뽀’란 표현이 훨씬 낫겠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2006-07-2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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