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사회에 일대 변화를 몰고올 전기로 평가되는 고위공무원단제가 시작부터 내부 저항에 부닥치는 모습이다. 고위공무원단제 출범을 며칠 앞두고 무려 18개 정부부처가 개방직의 일부를 소속 공무원들로 채워버린 것이다. 개방직이란 민간인이나 다른 부처 공무원들로 충원하도록 문호를 열어 놓은 자리를 말한다. 제도 시행 며칠을 앞두고 대다수 부처들이 이런 얄팍한 인사를 단행했다니 과연 공직사회에 자신들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심스럽기 짝이 없다.
중앙인사위 등에 따르면 고위공무원단제 출범 직전인 지난달 말 각 부처의 인사가 집중되면서 전체 358개 개방직의 11.2%인 40개가 소속 공무원들로 채워졌다. 대부분 제도 시행을 일주일도 남겨놓지 않은 시점에 인사가 이뤄졌다고 한다. 특히 한 부처는 무려 8개 개방직을 소속 공무원으로 채워버렸다. 발 빠른 행보가 그저 놀랍다. 이들 부처는 “행정공백을 막기 위해 불가피했다.”고 말한다. 공모절차에 필요한 1∼2개월 동안 자리를 비워둘 수 없었다는 것이다.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공모절차가 끝날 때까지 전임자 임기를 연장하는 등 업무공백을 줄일 방안은 얼마든지 있다. 개방에 대한 의지가 부족한 것이 보다 직접적인 이유라 하겠다.
고위공무원단제 시행 이전에도 개방형 직위의 민간 참여는 저조했다. 지난달 현재 전체 개방형 직위 146개 중 42%인 62개만 민간인으로 충원됐을 뿐이다. 무엇보다 공직사회의 폐쇄성이 원인이다. 이를 개선하지 않는 한 무늬뿐인 공직개방의 현실은 계속될 것이다. 공직사회의 경쟁력 강화도 그만큼 지체될 뿐이다. 각 부처의 자발적 노력이 절실하다.
2006-07-05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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