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강아지와 분재/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강아지와 분재/이목희 논설위원

이목희 기자
입력 2006-06-30 00:00
수정 2006-06-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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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를 좋아하지만 아파트에서 기르는 것은 무리라고 여겼다. 어릴 적 기억도 개를 키울 용기를 꺾곤 했다. 이름이 루비였던가. 한 이불에서 잤고, 밥상이 나오면 개밥부터 우선 챙겨줬다. 유난을 떠니까 어머니가 결단을 내리셨다. 어느 날 학교에서 돌아오니 개가 사라졌다.“농장에 넘겼다.”고 하셨다. 며칠 동안 보신탕 꿈을 꾸었다.

올봄부터 두 아들이 입을 맞춰 몇 달을 졸라대는데 버티기 힘들었다. 분양해주겠다는 분이 있었으나 조건이 맞질 않았다. 생후 2,3개월에 짖지 않아야 했다. 짖으면 성대수술을 해야 한다는 주위의 충고 때문이었다. 수컷은 거세수술을 해주는 게 낫다기에 암컷으로 정했다. 이웃을 감안해 몸집이 크고, 나부대는 종류를 피하기로 했다. 인터넷을 검색,10여군데 연락을 한 뒤에야 마땅한 강아지를 찾았다.“강아지는 생명이므로 흥정하는 물건이 아닙니다.” 그럴듯한 한마디에 상대가 달라는 금액을 그대로 주고 강아지를 인계받았다.“너무 자라면 안 되니까 사료를 숫자 세어가며 주고, 다른 음식은 먹이지 마세요.” 성대·거세수술 피했는데 먹이도 맘대로 못 주다니…. 문득 분재(盆栽)가 생각났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2006-06-30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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