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토종 할인점의 승리와 한미 FTA

[사설] 토종 할인점의 승리와 한미 FTA

입력 2006-05-24 00:00
수정 2006-05-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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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2위의 유통업체인 까르푸가 한달 전 이랜드에 매각된 데 이어 세계 1위인 월마트도 신세계이마트에 지분 전량을 넘기고 철수하기로 했다고 한다.10년 전 유통시장 개방과 더불어 기세당당하게 진출했던 세계 최대 규모의 유통업체들이 토종 대형 할인점들의 공세를 견디지 못하고 백기를 든 셈이다. 이들의 실패 요인은 국내 소비자들의 취향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들의 글로벌 스탠더드만 고집한 마케팅 전략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한 현지화 실패가 사업 철수로 귀결된 것이다.

유통시장의 토종 승리가 모든 분야에 그대로 적용될 수는 없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눈앞에 둔 우리에게 개방의 파고를 넘어서는 생존 전략의 단초가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미국과 경쟁하면 무조건 밀린다고 지레 겁부터 먹을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한·미 FTA의 목표가 개방을 통한 경쟁력 확보에 있는 만큼 우리의 전략 일정표에 따라 치밀하게 대응한다면 낙후된 분야의 기술 수준을 단시간내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우리가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반도체, 휴대전화, 조선, 자동차 등 제조업 분야에서 지속적으로 부가가치를 창출하려면 높은 수준의 서비스 기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세계에서 통하면 한국에서 통한다.’는 미국식 일방주의 미신이 한국 유통시장에서 깨졌다. 반면 최근 한류(韓流) 열풍을 타고 ‘한국에서 통하면 세계에서 통한다.’는 자신감이 문화 이외의 분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러한 믿음과 도전정신으로 무장한다면 한·미 FTA는 위기가 아니라 기회라 할 수 있다. 한·미 FTA가 독이냐, 약이냐는 결국 우리 하기에 달렸다고 하겠다.

2006-05-2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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