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노무현 대통령 구하기/최평길 대통령포럼 대표· 연세대 명예교수

[시론] 노무현 대통령 구하기/최평길 대통령포럼 대표· 연세대 명예교수

입력 2006-01-04 00:00
수정 2006-01-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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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서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있다. 우리 연구팀이 최근 조사한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 평가에서 ‘잘하고 있다’는 대학생 18.6%, 국민 16.9%였다. 유사하게 최근 언론사가 외부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여 발표한 평가에서도 ‘잘한다’는 응답비율은 22.6%정도였다. 이런 평가는 대통령의 지지도와 직결된다. 대통령의 지지도,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가 40% 이하로 떨어지면 붉은 신호가 켜지고, 대통령은 재선에서 낙마하거나 그가 소속한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상대 후보에게 패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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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평길 대통령포럼 대표·연세대 명예교수
최평길 대통령포럼 대표·연세대 명예교수
미국은 대통령 지지도가 40%를 밑돌면 붉은 신호가 켜졌으나 워터게이트 사건에 개입한 닉슨 대통령이 25% 지지율로 사임하면서 그 이후부터 40%대 지지율을 평균점으로 보고 있다.

여론조사를 실시한 이래 20세기 대통령으로 해리 트루먼 대통령이 6·25 당시 한국에 미군파병을 명령할 때 지지율은 25%로 곤두박질쳤으나 곧 회복되고 현재는 역대 미국 7걸 대통령 평가 반열에 올라 있다.

그러나 노무현 대통령의 임무수행 능력 평가에서 오는 지지도가 20%선에 머무르는 시기가 오래 지속되면 식물대통령이 될 우려가 있다. 스스로 몸을 추슬러 국민의 지지도를 끌어올려야 본인의 정치건강 회복은 물론 국가가 안정되고 국민이 편안해진다.

대통령은 경제부강, 사회평온, 평화유지가 기본임무이다. 링컨은 노예해방과 사회통합을 이끌고, 루스벨트는 경제공황 극복과 2차 대전을 승리로 이끌어 건국이래 미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평가 받고 있다.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 중 최고라고 평가되는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고, 하위로 평가되는 대통령은 김영삼과 노태우 대통령이다. 독재를 했지만 단군이래 최초로 배부르게 해주고, 핵무기 제조 시도로 민족 자존심을 높이려 한 대통령으로 박정희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반면, 김영삼 대통령은 우리나라 경제를 국제통화기금(IMF) 차관 통제까지 이르게 하여 국민에 고통을 안긴 대통령으로, 노태우 대통령은 그러한 원인을 제공한 대통령으로 평가하고 있다.

따라서 노무현 대통령은 민주화시대에 국정전반을 두루 챙기면서 경제력강화로 국민의 등을 따뜻하게 하고 배불리 먹이는 편안한 행복추구에 올인해야 후대에 제대로 평가받는 대통령이 될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대통령으로 닮아서는 안 될 반면교사의 모델이 될 수도 있다.2년은 아직도 많은 시간이다. 경제 살리기가 국가 살리기고 노무현 대통령 살리기라는 절체절명의 국정과제는 여·야당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는 유일한 공통 분모 어젠다이다. 나라 살리자는 미래 국정운영 구상을 대통령 신년사에 담는다 하니 기대해본다.

또한 노무현 대통령은 차기 대선과 지방선거 개입, 코드인사에서 스스로 자유스러워야 한다. 지지도 20%를 갖고는 야당 설득은 물론 자기 소속정당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없다. 위험스러울 정도의 낮은 대통령 지지도나 대통령의 분명하고 일관된 리더십 부재는 임기 말에나 있을 권력누수현상을 앞당길 수 있다.

도청사건 이후 실무자만 처벌돼 극도로 사기가 저하된 정보기관을 정보 전문화 혁신으로 추슬러야 할 때에 대통령은 의도적으로 정보기관을 멀리하고 있다. 청와대는 정책실장, 안보실장, 비서실장 삼두체제로 변환되어 비서실장 중심의 팀워크는 온데간데 없고 내각을 조정하는 국정시스템은 표류하고 있다. 이제부터 노무현 대통령은 신중한 발언과 중심이 있는 국정운영으로 국민을 안심시키는 대통령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것은 나라 살리고 노무현 대통령 구하는 마지막 길이다.



최평길 대통령포럼 대표· 연세대 명예교수
2006-01-04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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