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적자금을 투입받은 은행들이 방만한 경영을 일삼고 있다. 임원들은 막대한 성과급도 모자라 접대비를 펑펑 쓰고 직원들은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된 삼성전자보다도 더 많은 평균임금을 받고 있다고 한다. 국민혈세를 축낸 원죄를 안고 있으면서도 내핍경영을 통해 공적자금을 조기에 상환하려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은행원들의 지난해 평균 임금은 5900만원으로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평균임금 2800만원의 두배를 넘었다. 은행들이 경영을 잘해 직원들에게 더 많은 보수를 지급하는 것은 나무랄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공적자금을 받은 산업·수출입·제일·우리·경남은행의 평균임금이 6000만∼7000만원으로 공적자금을 받지 않은 은행들보다 높다는 것은 참으로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공적자금을 받아 돈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 아닌가. 공적자금 투입 은행들의 방만한 경영행태는 이뿐만이 아니다. 우리·광주·경남은행과 우리금융지주, 수협 등의 접대비 사용액은 지난 4년간 법이 허용하는 한도보다 436억원이나 초과했다. 특히 이 가운데 우리은행은 지난 3월 임원들에게 무려 163만여주의 스톡옵션(주식을 싼 값에 살 수 있는 권리) 특혜를 주기로 했다가 비난 여론이 일자 철회하기도 했다. 이렇게 흥청망청하라고 국민들이 꼬박꼬박 세금 내서 뒷돈을 대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
공적자금 투입 은행들이 이처럼 방만한 경영행태를 보이는 데는 금융당국의 부실한 감독의 탓이 크다. 국민의 세금이 곳곳에서 줄줄 새고 있는데 왜 방관하는 것인가. 재경부와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은 공적자금이 필요 이상으로 과다하게 투입되지 않았는지 따져 보고, 투입된 공적자금을 조속히 회수해야 할 것이다.
2005-10-06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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