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부즈맨 칼럼] 돋보인 ‘1면 편집’의 다양화/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옴부즈맨 칼럼] 돋보인 ‘1면 편집’의 다양화/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입력 2005-09-20 00:00
수정 2005-09-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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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1면은 그 신문의 얼굴이다. 그날그날의 가장 비중 있는 기사와 사진이 1면에 실린다. 레이아웃(지면구성)을 더욱 돋보이게 하려고 편집 관계자 모두가 애쓴다.

일반적으로 1면에서는 정치·경제 관련 주요 기사나 이슈, 그리고 관심 있는 외신을 다룬다. 그러다 보니 자칫 지면이 너무 무거울 수 있다. 신문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1면 편집’의 다양화를 모색해 왔다. 서울신문은 이러한 지면변화에 앞장서 온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지난주 서울신문 1면에는 추석을 앞두어서인지 미담성 기사 몇 개가 눈길을 끌었다. 또 화젯거리 기사를 과감하게 1면으로 끌어내기도 했다.

9월16일자의 “내 찐빵은 희망의 보름달” 기사는 내용도 흐뭇했지만 제목이 참 좋았다. 동그란 찐빵과 둥그런 보름달이 멋있게 어울리는 제목이었다.10여년간 신용불량자라는 올가미를 쓰고 살아온 40대 가장이 찐빵장수로 재기하는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부부가 환하게 웃는 사진까지 곁들인 이날의 1면 톱기사는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찐빵’을 선물해주었다.

“박물관이 왔어요”를 머리기사로 다룬 9월14일자 1면 역시 색다른 감동이었다. 국립민속박물관이 2년여의 준비 끝에 완성한 ‘찾아가는 민속박물관 전시버스’가 처음 운행하여 방문한 곳은 경기 가평군 북면의 유일한 초등학교인 목동초등교였다. 본교생 135명과 명지분교생 15명, 교사 10여명이 이날 행사에 참여했다. 이들은 서울에서 온 이동박물관 구경과 함께 봉산탈춤 공연, 한지 공예품 체험행사를 즐겼다.

“너무 너무 재미있어요. 서울에서 박물관 버스가 자주 왔으면 좋겠어요.”라며 즐거워하는 산골의 우리 아이들에게 더 많은 구경거리가 찾아갔으면 참 좋겠다는 마음이 들게 하는 기사였다.

지난 4월의 강원도 양양 산불로부터 5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서울신문 9월12일자 1면은 현지의 복구현장을 담았다.

당시 피해주택 163채 중 108채가 복구되고, 산림의 식생도 빨리 회복되고 있음을 전해주고 있다. 피해주택의 34%(55채)는 아직도 복구를 마치지 못한 상황이긴 하지만 관광지의 명성을 되찾기 위한 양양군민의 노력도 한창이다. 이들은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열리는 ‘송이축제’에 큰 기대를 걸고 있었다.

산불당시 화염에 휩싸여 무너지는 모습이 보도된 뒤 낙산사를 찾는 발길은 오히려 더 늘었다고 한다. 특히 그 일대 30여만평이 소실됐는데도 서까래 하나 그슬리지 않은 바닷가 절벽 위 홍련암은 “부처님의 능력을 보여준 것” 이라는 입소문으로 복원성금이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는 소식도 전하고 있다.

9월13일자 1면 왼쪽 머리기사 ‘안동환 기자의 현장 플러스’는 ‘집행관 통해본 압류인생들’을 소개하고 있다. 상보를 사회면(8면)에 게재한 장문의 현장기사였다. 빚에 몰려 집을 내놓아야 하고, 세간을 압류당하는 채무자들의 실상을 르포로 보여준 이 기사는 우리를 매우 우울하게 한다. 저마다의 사연들이 눈물겹다. 우리 사회의 한 단면이 거기에 담겨있다.

민사법원의 집행관을 전엔 ‘집달리’라 불렀다. 공무를 수행하는 입장이면서도 그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취급을 받기도 했다. 그래서 명칭을 ‘집행관’으로 바꿨지만 그전의 이미지가 쉽사리 고쳐지지 않고 있다. 안동환 기자가 이틀간 이들 집행관과 동행 취재한 이 기사는 채무자들의 실상 못지않게 집행관들의 애환도 잘 전해주고 있다.

잊혀질 만하면 재발하는 방송사고에 대한 기사가 9월15일자 1면에 실렸다. 방송·연예면이나 사회면에서 보는 것이 정상이라고 할 수 있는 기사를 서울신문은 과감히 1면으로 빼냈다.

최근 개그우먼 정정아씨가 KBS 2TV ‘도전 지구탐험대’의 콜롬비아 야르보 부족 체험촬영중 대형 뱀 아나콘다에게 물린 사실이 알려지면서 방송사의 안전불감증이 다시 문제가 되자 이를 1면 톱으로 보도한 것이다.

1999년 탤런트 김성찬씨의 말라리아 감염 사망, 지난해 성우 장정진씨의 떡 질식사 등 KBS의 연이은 안전사고에 대해 경종을 울린 셈이다.

서울신문의 1면이 앞으로 더욱 다양해지길 기대한다.

홍의 언론지키기 천주교모임 고문
2005-09-20 2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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