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秀越性 교육’ 정착위한 4가지 조건/조정휘 서울과학고 교사

[기고] ‘秀越性 교육’ 정착위한 4가지 조건/조정휘 서울과학고 교사

입력 2005-01-17 00:00
수정 2005-01-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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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지난해 12월 22일 ‘수월성 교육 종합 대책’을 발표했다. 대책에 따르면 현행 평준화 제도의 틀은 유지하면서도 잠재력 있는 우수 학생을 발굴해 교육시키기 위한 ‘수월성(秀越性·엘리트) 교육’이 올해부터 확대돼 2010년에는 전체 초·중·고생의 5%(40만명)를 대상으로 실시된다. 이를 위해 영재학교 2개와 영재교육원 58개가 새로 설립되며,2007년부터는 절반 이상의 중·고교가 수준별 이동수업을 하게 된다.

대책에는 소외 계층의 영재 발굴, 영재교육 전문교사의 육성, 집중이수 과정 운영, 심화이수 인정제(AP), 조기 진급 및 졸업 제도 등도 담겨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중·고교 교육에 평준화 제도가 30여년 시행되어 오는 동안 장단점에 대한 논란도 많았으나, 세계 여러 나라들과 경쟁을 하기 위해서는 우수한 인재 발굴과 양성이 절실하며,‘수월성 교육 종합 대책’은 시대흐름에 맞는 적절한 선택이다.

영재교육 현장의 교사 입장에서 볼 때 수월성 교육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사항이 고려되어야 한다.

우선 초등학교 저학년 단계에서 전체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스크린 방식의 검사를 통해 넓은 범위(대략 10%)의 영재학생을 발굴, 교육시키되 학년이 올라갈수록 점차 교육의 대상 범위를 좁혀나가는 제도가 필요하다. 이는 잠재 능력이 있는 아동을 많이 찾아내 일반 아동과 같이 교육을 시켜, 잠재적 영재성이 있는 학생을 두루 키우는데 필요하다.

이러한 제도와 함께 일단 영재아로 판단되어 교육을 받는 아동이라도 일정 기간 후 영재성이 나타나지 않으면 자유로이 퇴출시킬 수 있어야 하며, 그 반대의 경우도 가능해야 한다.

둘째, 선행 학습에 의한 영재아가 아닌 진정한 영재를 발굴해 낼 수 있는 다단계의 판별도구를 부단히 연구, 개발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부모 중에는 자식의 장래를 위해서는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할 사람들이 참으로 많다. 수월성 교육 대책이 나온 이후로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영재교육 대상자로 만들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부모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영재아’는 본인이 고생하는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판별도구의 부단한 개발이 필요하다.

셋째,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중·고교에 설치되는 영재교육원이나 영재학급의 경우 시설·환경에 대한 지원,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교사의 증원, 영재교육 담당 교사 개인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

영재교육을 담당하는 교사는 자신이 소속된 학교 학생들에 대한 교육과 영재학생들에 대한 교육을 함께해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소속 학교 일반학생들에 대한 교육기회, 열정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의 개선을 위해서는 영재교육원이나 영재학급이 설치된 학교의 교사 수를 증원해야 하며, 영재교육을 담당하는 교사에게도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넷째, 영재학교 등 새로 설립되는 영재 교육기관의 경우, 과학고나 예술고 등 현 제도하의 영재 교육기관과의 역할 분담이 이루어져야 한다. 유기적 협조체계나 프로그램 공유 등이 이루어져 함께 발전시켜 나가는 방향이 바람직하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그 사회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착되기 어렵다. 교육의 문제는 정답이 없다고 할 정도로 어렵다. 새로운 정책의 시행을 위해서는 인내하며 연구하고 보완해 나가야 전체 교육 환경이 안정되고 발전해 나갈 수 있다.

조정휘 서울과학고 교사
2005-01-17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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