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석모도 갈매기/이목희 논설위원

[길섶에서] 석모도 갈매기/이목희 논설위원

입력 2004-05-31 00:00
수정 2004-05-31 00:00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석모도는 강화도의 새끼섬이다.석모도 가는 뱃길은 무미건조한 편이다.강화 외포리에서 10분도 채 안 걸린다.한가지 구경거리는 갈매기떼.백여마리가 배를 따라오면서 먹이를 청하는 것은 그런대로 볼 만하다.

선착장 매점에는 새우깡을 무더기로 쌓아놓고 판다.갈매기 먹이용이다.아이와 함께 새우깡을 사서 던져줬다.문득 “야생 갈매기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새우깡만 먹다니….”라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해왔다.패스트푸드,스낵을 즐기는 아이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소리를 많이 들어왔다.이곳 갈매기가 온전하게 생을 마칠 것 같지 않다.

공중에서 못 받아먹은 새우깡은 바다에 떨어지고,갈매기는 다시 낙하해야 한다.“소금물에 붇지 않은 생새우깡이 조금이라도 낫지 않을까.”,돌아오는 길에는 잘 겨냥해서 던져줬다.

소설 ‘갈매기의 꿈’의 주인공 조너선은 썩은 생선보다 우아하고 높이 나는 것을 선택한다.멀리 날기는 아예 포기하고,썩은 생선도 아닌 새우깡을 곡예하듯 받아먹는 석모도 갈매기가 우리네 인생이 아닌지….

이목희 논설위원˝

2004-05-31 39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유튜브 구독료 얼마가 적당하다고 생각하나요?
구글이 유튜브 동영상만 광고 없이 볼 수 있는 ‘프리미엄 라이트'요금제를 이르면 연내 한국에 출시한다. 기존 동영상과 뮤직을 결합한 프리미엄 상품은 1만 4900원이었지만 동영상 단독 라이트 상품은 8500원(안드로이드 기준)과 1만 900원(iOS 기준)에 출시하기로 했다. 여러분이 생각하는 적절한 유튜브 구독료는 어느 정도인가요?
1. 5000원 이하
2. 5000원 - 1만원
3. 1만원 - 2만원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