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쾌 유/오풍연 논설위원

[길섶에서] 쾌 유/오풍연 논설위원

입력 2004-05-18 00:00
수정 2004-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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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레 그렇듯 샤워를 마치고 나와 휴대전화를 열어 보았다.집에서 걸려온 부재중 전화가 3통이나 찍혀 있었다.느낌이 이상했다.집 전화는 두 번 이상 찍힌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조심스레 집 전화 번호를 눌렀다.아내는 버럭 화부터 냈다.다짜고짜 “어디 갔었느냐.”고 따졌다.그러면서 “○○아빠가 쓰러졌다.”고 울먹였다.신체건장하던 친구가 갑자기 쓰러지다니….눈앞이 캄캄했다.

친구는 10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다행히 수술은 잘 됐다고 한다.중환자실에 있다가 일주일만에 일반 병실로 옮겼다.녀석과는 형제 이상으로 가깝게 지내왔다.고3때 만났으니 벌써 26년째다.고교·대학 때는 거의 같이 먹고자고 했다.결혼 후엔 휴가도 매년 함께 다녔다.특히 기자인 내 건강에 신경을 많이 써 주었다.“친구가 건강해야 된다.”며 몸에 좋다는 음식은 어디서든 구해왔다.오죽했으면 친구 부인이 샘날 정도라고 했을까.

그런 친구에게 지금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다.쾌유를 빌며 매일 저녁 병원을 찾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건강보다 더 소중한 것은 없는 듯싶다.

오풍연 논설위원

2004-05-18 3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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