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부끄러운 아들/오승호 논설위원

[길섶에서] 부끄러운 아들/오승호 논설위원

입력 2004-05-10 00:00
수정 2004-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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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를 했다.어버이날 하루 전인 지난 7일 밤이었다.“내일이 어버이날인데,카네이션 꽃도 달아드리지 못해 죄송합니다.편찮으신 데는 없으세요.”

“돈도 없을 텐데 왜 10만원씩이나 보냈니.”어머니가 반문하시는 순간,집 사람이 나도 모르게 미리 송금했음을 알아차렸다.“내려가서 뵙지도 못하는데 쇠고기라도 사서 드십시오.”마치 아내에게 돈이라도 보내드리라고 말한 것처럼 태연하게 말씀 드렸다.“애들은 자니.”“아니에요.둘 다 중간고사를 준비하느라 공부하고 있어요.”

어머니의 목소리는 영 힘이 없어 보였다.아내 때문에 체면치레는 했지만 25년째 서울에 사는 아들의 빈 공간을 용돈 몇 푼이 메워줄 수 있으랴.하늘보다 높고 바다보다 깊은 어머니의 은혜에 돈이 다 무슨 소용이 있을까.내리사랑은 있어도 치사랑은 없다고 했던가.회사 일이 바쁘다는 등의 이유로 자주 찾아뵙는 것을 너무 소홀히 한 것 같다.내색은 안 하지만 자식 얼굴 한 번 보는 것이 어머니의 더 큰 바람일 것이다.올 추석엔 꼭 어머니를 찾아 뵙고 불효를 씻어야지.

오승호 논설위원˝

2004-05-10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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