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릇 모든 권력에는 쏠림 현상이 있다.부자가 돈을 빌리기 더 쉽듯,있는 척해야 괄시받지 않는다.정치도 마찬가지.힘이 있는 쪽에 힘이 더 쏠리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한마디로 나는 힘이 없고 가진 것도 없으니까 도와달라는 식이다.‘눈물정치’ ‘엄살정치’라는 생소한 용어까지 등장했다.한나라당이 ‘거여(巨與) 견제’를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나,열린우리당이 ‘거야(巨野) 부활’을 경계하며 옹색한 표정을 짓는 것이 그렇다.
우리 정치사에서 거여나 거야 상황이 빚어낸 정치발전은 미미하다.거여는 독선과 독재의 바탕이 되었고,거야는 국론을 결집시키는 데 실패했다.특히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거여는 권력의 부패와 쏠림현상을 심화시켰고,거야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비효율의 정치 폐단을 초래했다.결국 거여를 뒤집으면 거야가 되고,거야를 뒤집으면 거여가 된다.또 거여나 거야를 선택해야 하는가.
천막 당사에다 공판장 당사,눈물과 엄살의 정치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두가지를 들자면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독특한 국가 상황과 부패집단으로 몰린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대통령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정치권력의 공백을 초래했고,그 권력의 공백에 시민사회,즉 유권자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따라서 정치권이 잃어버린 권력을 돌려받으려면 시민사회를 향해 울면서 편을 갈라주기를 구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보스정치나 지역주의,금권에서 비롯된 권력이 눈에 띄게 사라져가고 있는 것은 획기적인 정치발전이다.
하지만 그 빈자리를 희망정치나 상생정치,이념과 정책의 정치가 자리잡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지금까지 정당들의 선거운동은 기껏해야 이미지나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외에는 크게 드러난 것이 없다.더욱이 위기감까지 조성해 표를 구걸하는 한심한 전략도 노출하고 있다.내가 무엇을 하겠다는 자신감보다는 상대가 무엇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열등감을 부각시켜 정당의 존재를 확인받으려 해서야 되겠는가.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은 최근 “벼랑 끝에 선 절박한 심정”이라면서 거야 위기감을 조성했다.한나라당도 당선예상 의석수를 줄여가면서 엄살을 피우기는 마찬가지다.오히려 고군분투하는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이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는 반대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국회는 정파들이 모여 협조하고 견제하는 상생의 장이어야지,거대 정파의 독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부자 몸조심하는 것인지,웃어야 할 쪽이 더 걱정이 많아 보인다.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이 감성에 호소하고 그릇된 정보와 엄살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도 일종의 자만으로 비쳐진다.
일반 시민들은 옷 한벌 사는데도 고민한다.색상은 어떤지,질감은 어떤지,다른 옷과 조화가 잘될 것인지.돈을 지불하는 순간까지도 망설인다.감성에 휘둘려 충동구매를 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옷 한벌도 이런데 하물며 앞으로 4년동안 지역을 대표하고 국정과 민생을 좌지우지할 국회 권력을 동정이나 감성으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김경홍 논설위원
정당들이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엄살을 떨고 있지만,오히려 벼랑 끝에 서 있는 쪽은 시민 유권자들이다.총선 선거일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효능이 불확실한 과대광고나 이미지에 현혹되지 않는 것만이 유권자들이 벼랑 끝을 탈출하는 유일한 길이다.
honk@˝
그런데 이번 총선에서는 독특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한마디로 나는 힘이 없고 가진 것도 없으니까 도와달라는 식이다.‘눈물정치’ ‘엄살정치’라는 생소한 용어까지 등장했다.한나라당이 ‘거여(巨與) 견제’를 주장하며 지지를 호소하는 것이나,열린우리당이 ‘거야(巨野) 부활’을 경계하며 옹색한 표정을 짓는 것이 그렇다.
우리 정치사에서 거여나 거야 상황이 빚어낸 정치발전은 미미하다.거여는 독선과 독재의 바탕이 되었고,거야는 국론을 결집시키는 데 실패했다.특히 대통령중심제 하에서 거여는 권력의 부패와 쏠림현상을 심화시켰고,거야는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비효율의 정치 폐단을 초래했다.결국 거여를 뒤집으면 거야가 되고,거야를 뒤집으면 거여가 된다.또 거여나 거야를 선택해야 하는가.
천막 당사에다 공판장 당사,눈물과 엄살의 정치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이유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크게 두가지를 들자면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독특한 국가 상황과 부패집단으로 몰린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그 단초가 될 수 있을 것이다.대통령과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정치권력의 공백을 초래했고,그 권력의 공백에 시민사회,즉 유권자가 자리잡았기 때문이다.따라서 정치권이 잃어버린 권력을 돌려받으려면 시민사회를 향해 울면서 편을 갈라주기를 구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번 총선 과정에서 보스정치나 지역주의,금권에서 비롯된 권력이 눈에 띄게 사라져가고 있는 것은 획기적인 정치발전이다.
하지만 그 빈자리를 희망정치나 상생정치,이념과 정책의 정치가 자리잡지 못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지금까지 정당들의 선거운동은 기껏해야 이미지나 감성에 호소하는 전략외에는 크게 드러난 것이 없다.더욱이 위기감까지 조성해 표를 구걸하는 한심한 전략도 노출하고 있다.내가 무엇을 하겠다는 자신감보다는 상대가 무엇을 하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열등감을 부각시켜 정당의 존재를 확인받으려 해서야 되겠는가.
열린우리당의 정동영 의장은 최근 “벼랑 끝에 선 절박한 심정”이라면서 거야 위기감을 조성했다.한나라당도 당선예상 의석수를 줄여가면서 엄살을 피우기는 마찬가지다.오히려 고군분투하는 민주당이나 민주노동당이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면서 힘을 실어줄 것을 호소하는 반대 현상마저 빚어지고 있다.국회는 정파들이 모여 협조하고 견제하는 상생의 장이어야지,거대 정파의 독무대가 되어서는 안 된다.부자 몸조심하는 것인지,웃어야 할 쪽이 더 걱정이 많아 보인다.열린우리당이나 한나라당이 감성에 호소하고 그릇된 정보와 엄살로 유권자들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도 일종의 자만으로 비쳐진다.
일반 시민들은 옷 한벌 사는데도 고민한다.색상은 어떤지,질감은 어떤지,다른 옷과 조화가 잘될 것인지.돈을 지불하는 순간까지도 망설인다.감성에 휘둘려 충동구매를 한다면 두고두고 후회할 것이다.옷 한벌도 이런데 하물며 앞으로 4년동안 지역을 대표하고 국정과 민생을 좌지우지할 국회 권력을 동정이나 감성으로 선택해서는 안 된다.
김경홍 논설위원
정당들이 벼랑 끝에 서 있다고 엄살을 떨고 있지만,오히려 벼랑 끝에 서 있는 쪽은 시민 유권자들이다.총선 선거일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효능이 불확실한 과대광고나 이미지에 현혹되지 않는 것만이 유권자들이 벼랑 끝을 탈출하는 유일한 길이다.
honk@˝
2004-04-1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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