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대한민국 스캔들/정인학 논설위원

[씨줄날줄] 대한민국 스캔들/정인학 논설위원

입력 2004-03-04 00:00
수정 2004-03-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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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외교를 모두 밝히면 ‘대한민국 스캔들’이 날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체육단체 공금 등 38억 4000여만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되어 재판을 받고 있는 김운용 의원이 법정에서 토설한 한 토막이라고 한다.횡령 혐의의 시궁창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조국의 국제적 망신도 주저하지 않겠다는 협박인 셈이다.국제올림픽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온갖 영화를 누렸던 당사자라면 설혹 대한민국 스캔들이 있다고 하더라도 치졸한 인질극으로 위기를 넘기려 해서야 쓰겠는가.

요즘 대한민국은 집단 울화병을 앓고 있다.감투썼던 ‘나리’들의 간교한 위선 행각이며 국민을 인질로 협박을 일삼는 그 행태가 속을 뒤집어 놓는다.금방 감옥에 갇히면서도 검은 돈을 받지 않았다고 고함을 질러댄다.청렴과 결백의 화신인 양 떠들어 대던 이른바 386들의 추잡한 치부며,궤변으로 변명을 일삼는 행태를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한단 말인가.총선 얘기만 나오면 몇 석을 얻지 못하면 알량한 벼슬을 내놓겠다느니,개헌 저지선이 어쩌느니 하고 국민을 협박해 댄다.

김운용씨는 기회 있을 때마다 국가 위상을 높이기 위해 스포츠 외교에 헌신해 왔다는 말을 반복해 왔다.그리고 이제 와선 바로 스포츠 외교를 인질로 삼은 것이다.국가를 앞세워 개인 영달을 획책해 왔음을 웅변적으로 털어 놓은 게 아닌가.하기야 한국올림픽위원회 위원을 선임하면서 돈을 챙긴 연유를 신문하자 ‘스포츠 활동이라는 게 돈 있고 시간 있는 사람들이 하는 거니까 (돈을)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니 국가의 위신 따위야 안중에 들어 올 리 없을 것이다.

우리는 이른바 지도층 인사에 대한 관찰의 눈초리를 곧추세워야 한다.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한다고 떠벌이거든 더욱 경계해야 한다.어찌어찌하면 어찌어찌하게 될 것이라고 협박하거든 그대로 응징해야 한다.나중에 대한민국 스캔들을 볼모로 대국민 인질극을 벌일 것이다.우리는 싸늘해져야 한다.싹수가 노란 것은 노란 것이다.상대적 온정주의에 빠져 그래도 누구보다는 낫다며 노란 싹수가 파랗게 변할 수 있으리라고 현혹되어선 안 된다.이번 대한민국 스캔들에서 배우지 못하면 우리는 어느날 또 조국을 인질로 삼는 협박에 운명을 맡겨야 할지 모른다.

정인학 논설위원 chung@˝

2004-03-04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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