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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고객용이요? ‘모두를 위한 TV’ 만들면 누구나 편리해지죠”

“장애인 고객용이요? ‘모두를 위한 TV’ 만들면 누구나 편리해지죠”

정서린 기자
정서린 기자
입력 2023-05-22 16:43
업데이트 2023-05-22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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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접근성 강화하는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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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고객들이 차별과 배제 없이 TV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용성 강화, 새로운 컨셉트 발굴 등을 이끄는 LG전자 TV상품기획1팀의 조현포(오른쪽) 팀장과 장효희(가운데) 책임, 오유진(왼쪽) 책임이 새로 선보일 접근성 강화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모든 고객들이 차별과 배제 없이 TV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품 기획 단계에서부터 사용성 강화, 새로운 컨셉트 발굴 등을 이끄는 LG전자 TV상품기획1팀의 조현포(오른쪽) 팀장과 장효희(가운데) 책임, 오유진(왼쪽) 책임이 새로 선보일 접근성 강화 기능을 소개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기계치·외국인 등 누구나 손쉽게

조건, 상황 맞게 맞춤형 TV 구현

수어 화면 커지고 음성 이중 출력

“기기 접근성 강화의 대상을 장애인으로만 가둬선 안 됩니다. ‘모두를 위한 TV’로 만들면 결국 장애가 있는 고객뿐 아니라 고령층, 기계치, Z세대까지 모두에게 편리한 TV가 탄생하지 않을까요.” (오유진 책임)

‘세계 접근성 인식의 날’인 지난 1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만난 LG전자 TV상품기획팀 팀원들은 이날도 ‘모두를 위한 TV’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 짜기와 아이디어 공유에 한창이었다.

고객의 페인 포인트(불편함을 느끼는 지점)에서부터 고객 가치를 실천할 것을 강조해 온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경영 철학에 발맞춰 다양한 고객층에게 쉽고 편리한 접근성, 만족도 높은 시청 경험을 선사하려는 여정은 최근 LG전자가 TV 제품에서 구현하고 있는 ‘접근성 강화 기능’에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올해 TV 제품에는 수어 방송 화면 영역을 3가지 단계로 자유롭게 키웠다 줄일 수 있는 기능을 적용한 데 이어 장애, 노화 등의 이유로 청력이 약한 고객이 가족과 함께 TV를 보면서도 자신에게 맞는 음량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TV 스피커와 블루투스 기기에 음향을 동시에 출력하는 음성 이중 출력 기술을 구현한 것이다.

올 하반기에는 ‘인공지능(AI) 자막’ 기능을 새로 더할 예정이다. TV에서 나오는 말을 1.2초 만에 자막으로 띄워주는데 이를 AI가 프로그램 자체에서 나오는 자막과 겹치지 않도록 시청에 방해받지 않은 공간으로 자동으로 옮겨주는 기능이다. 뉴스뿐 아니라 요즘 예능 프로그램에서 자막이 빈번하게 등장하는 것 등을 감안한 배려다.

“하반기 인공지능 자막 기능도 추가
TV 속 음성 1.2초만에 화면에 표시
글로벌 고객 위해 80여개 언어 인식”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고객들은 언어 정보를 전적으로 자막을 통해 받아들이고 TV를 감상하는데 프로그램 자체 자막이 많이 뜨면 서로 겹쳐 방해받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TV에 나오는 말들을 1.2초 만에 자막으로 신속하게 띄워주면서도 AI가 기존 자막 영역을 피해서 화면에 배치해줍니다. 한글뿐 아니라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등 지역의 80여개 언어를 인식할 수 있게 했기 때문에 귀로 듣기 어려운 전 세계 고객들에게 더 나은 시청 경험을 안겨줄 수 있을 거라 기대됩니다.” (장효희 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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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LG전자가 ‘모두를 위한 TV 고객 자문단’을 대상으로 TV 사용 경험 등을 조사한 심층인터뷰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고객이 음성으로 리모콘 배우기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전자 제공
지난 4월 LG전자가 ‘모두를 위한 TV 고객 자문단’을 대상으로 TV 사용 경험 등을 조사한 심층인터뷰에서 시각장애를 가진 고객이 음성으로 리모콘 배우기 기능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
LG전자 제공
LG TV는 2021년부터 시·청각 장애, 수어 통역사, 고령층 고객 등으로 구성된 고객 자문단을 운영하며 심층 인터뷰 등으로 이들이 TV를 볼 때 경험하는 불편한 점들과 요구들을 꼼꼼히 살펴 접근성 강화 기능들로 구현해오고 있다.

“처음에 고객들이 어려워하는 부분을 물었을 때 일반인인 우리가 쉽게 쓰는 기능들을 장애를 지닌 고객들은 아예 접근조차 못하고, 그런 기능이 있다는 것조차 모르고 있다는 데서 충격을 받았죠. 접근성 강화는 진정성을 갖고 해야 하는구나 느낀 계기였습니다.” (조현포 팀장)

실제 바뀐 접근성 강화 기능을 써본 장애인 고객들은 “이런 게 있었느냐”며 놀라기 일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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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올해 TV 제품에 새로 적용한 수어 확대 기능. 청각장애인 시청자들이 방송에 함께 나오는 수어 화면 크기를 자신의 시청 습관에 맞게 키우거나 줄일 수 있다.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올해 TV 제품에 새로 적용한 수어 확대 기능. 청각장애인 시청자들이 방송에 함께 나오는 수어 화면 크기를 자신의 시청 습관에 맞게 키우거나 줄일 수 있다.
LG전자 제공
“화면에서 수어 영상이 확대되는 기능을 체험한 한 청각장애인 고객은 ‘손 모양, 입 모양이 제대로 보이니 큰 소리로 또렷하게 말해주는 것 같아 갑갑함이 시원하게 풀렸다’고 감탄하셨어요.” (장 책임)

볼링을 좋아하지만 시각장애 때문에 스마트폰으로 영상의 소리만 들어오던 한 고객은 TV에서 음성 지시를 통해 유튜브에서 볼링 영상을 찾아보곤 새로운 재미에 푹 빠졌다. “스마트폰으로는 뿌옇게만 보다가 TV의 음성 인식 기능을 통해 유튜브에서 볼링 영상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걸 처음 안 데다, 큰 화면으로 미약하게나마 공이 불러가고 핀이 쓰러지는 걸 느끼고 난생처음 생생한 몰입감을 느꼈다고 하셨죠.” (오 책임)

LG TV가 지향하는 ‘모두를 위한 TV’는 신체적, 정신적 취약계층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디지털 문맹이나 영상에 익숙한 젊은 세대, 고령층, TV 시청을 귀찮아하는 이들 등 다양한 상황과 조건, 환경에 놓인 고객들을 모두 고려해 각각에 맞춤한 개인화된 차별화 서비스를 선보이려는 것이다.

“이중 음성 출력 기술만 해도 고령층이나 청각장애인뿐 아니라 수험생 자녀를 둔 아빠가 조용히 TV를 시청하는 등 다양한 장면에서 사용할 수 있죠. 이처럼 개개인의 조건과 관계없이 모두가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는 TV를 만드는 것, 투자 대비 수익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행보지만 우리가 하지 않으면 바뀌지 않는단 신념으로 한 걸음씩 더 나아가야죠.” (조 팀장)
정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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