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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교환사업 진출하는 LG엔솔은 왜 CIC를 출범시켰을까

배터리 교환사업 진출하는 LG엔솔은 왜 CIC를 출범시켰을까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2-10-05 14:42
업데이트 2022-10-05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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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배터리 교환사업과 재생에너지 전력망 통합관리 사업에 진출한다. 그런데 기업이 일반적으로 신사업 진출 시 활용하는 인수·합병(M&A)과 같은 방식이 아니어서 주목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사내 독립기업(CIC·Company In Company) ‘쿠루’(KooRoo)와 ‘에이블’(AVEL) 출범시킨다고 5일 밝혔다.

쿠루는 전기 오토바이의 배터리팩을 충전하지 않고 간편하게 교체해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 교환 스테이션’(BSS)을, 에이블은 제주도를 기반으로 한 재생에너지 전력망 관리 서비스를 각각 개발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들에게 철저한 독립과 자율을 보장한다. 실제 리더의 호칭도 ‘대표’로 불리며 구성원 선발부터 조직 구성, 근무시간 등 운영 전반에 걸쳐서 자유로운 권한이 회사에 주어진다. 진짜 별도 회사처럼 운영하는 것이다. 하지만 엄밀하게는 개별 법인이 아닌, 사내 조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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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이륜차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전기 이륜차 이미지
픽사베이 제공
이는 한때 유행했던 대기업의 ‘사내벤처’와도 비슷한 개념이다. ‘사내벤처 성공신화’로 주로 거론되는 네이버가 삼성SDS의 사내벤처였다. 다만 차이가 있다. 사내벤처가 비교적 단위가 작고 모기업의 비즈니스를 단순하게 보완하는 데 그친다면, CIC는 아예 재무, 인사 같은 고차원적인 경영 판단까지 직접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2000년대 후반 SK를 필두로 국내 기업에서 도입되기 시작했고, 최근 보편화됐다.

현대자동차가 최근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을 인수한 뒤 통합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개발 조직 ‘에어스컴퍼니’가 국내 대표적인 CIC 사례다. SK이노베이션도 최근 마케팅 네트워크 관련 사업을 하는 ‘플랫폼앤드마케팅’(P&M)과 정유·트레이딩 밸류체인을 전담하는 ‘리파이너리앤드시너지’(R&S)라는 CIC를 출범시킨 바 있다.

글로벌에서 가장 급진적인 CIC 실험을 추진한 곳은 일본의 자동차회사 도요타다. 2016년 기존 4개 사업부를 제품과 기술 중심의 7개 CIC로 전면 개편한 바 있다. 당시 전성기를 구가하던 도요타가 이런 결정을 한 것을 두고 “최고의 순간에 회사를 쪼개어 각 대표에게 전권을 주고 차세대 그룹을 이끌어갈 경영자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업계 관계자는 “CIC는 핵심 사업에만 집중할 수 있으며 운신의 폭이 넓고 의사결정이 빠르면서도 규모에 비해 막중한 권한을 갖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성장성은 충분하지만, 아직 시장성이 검증되지 않은 분야에 진출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로서 활용 가치가 크다”고 했다.

오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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