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여파 위생용품 수요 폭증… 화학업계, 시장 선점 경쟁 ‘후끈’

코로나 여파 위생용품 수요 폭증… 화학업계, 시장 선점 경쟁 ‘후끈’

오경진 기자
오경진 기자
입력 2020-09-07 21:52
업데이트 2020-09-08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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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용 장갑 소재 ‘NB라텍스’ 가장 각광
LG화학·금호석유화학 생산량 확대 돌입
투명한 플라스틱 ‘스카이그린’ 사용 증가
숨쉬기 편안한 ‘애슬레저’ 마스크도 출시
업계 일각 “공급 과잉 빚어질까 예의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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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업계가 최근 ‘코로나 특수’를 맞아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위생용품과 항균 소재 수요가 폭증하면서 관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7일 화학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수혜 제품으로 가장 각광받는 제품은 ‘NB라텍스’다. 합성고무 소재로 라텍스 장갑의 한 종류인 ‘니트릴 장갑’을 만드는 데 쓰인다. 천연고무보다 강도와 내화학성이 뛰어나 코로나19 감염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용으로 사용이 급증하고 있다. 업계는 니트릴 장갑 시장이 연평균 10% 이상 고성장을 이어 가면서 2024년에는 약 7조원 규모까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최근 말레이시아 페트로나스케미칼그룹과 연산 20만t 이상 NB라텍스 공장 건설을 위해 합작법인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금호석유화학도 지난해 산업용 NB라텍스 신제품을 내놓은 데 이어 올해 말까지 연간 생산량 64만t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케미칼의 ‘스카이그린’도 코로나 시대 주목받는 소재다. 글리콜변성페트수지(PETG)의 일종으로 투명한 플라스틱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코로나19 방역 현장에서 사용되는 안면보호대, 투명방역창 등에 사용되는 소재다. 일반적인 투명소재와 달리 잦은 소독과 세척에도 뿌옇게 색이 변하는 ‘백탁현상’이 없다. SK케미칼은 최근 미국, 유럽에서 스카이그린 공급을 확대했고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두드러지는 중남미까지 판로를 넓혔다.

반드시 위생용품 수요만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콕’이 늘고 가전제품 소비가 많아지면서 가전제품 내장재로 많이 쓰이는 ABS(고부가 합성수지) 수요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롯데케미칼에 따르면 올 2분기 60%에 머물렀던 ABS 생산 가동률은 지난 7월부터 급등하더니 현재는 100% 가동되고 있다. 여기에 롯데케미칼은 항균성 플라스틱 소재인 ‘에버모인’도 개발하면서 코로나 특수를 누리고 있다.

마스크 착용 일상화로 관련 기술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효성티앤씨는 이날 패션업체 ‘안다르’와 손잡고 운동 중에도 착용할 수 있는 ‘애슬레저’ 마스크를 출시했다. 숨쉬기 편하면서도 항균성이 뛰어난 소재 ‘에어로실버’를 적용했다. 글로벌 화학기업 바스프는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안면을 인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로 파생된 특수한 시장으로 인해 업계가 분주한 것은 사실이지만 워낙 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좋으면 너나없이 뛰어드는 터라 언제든 공급 과잉이 빚어질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2020-09-08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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