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침공 탓 상승세 불 지펴
농산물·금속 등 추종 ETF·ETN
등락률 상위권 올라 투자자 관심
전문가 “이례적 상황… 예측 불가”
실제 가치와 차이 큰 괴리율 유의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지난 1월 초 대비 이날 기준으로 등락률이 20%를 넘는 ETF 8개 중 7개는 원자재 관련 ETF다. 원유·농산물·콩·금속·팔라듐 선물 가격을 추종하는 ETF다. 상장지수증권(ETN)의 경우에도 같은 기간 등락률이 30%를 넘는 종목 28개 중 절반이 넘는 19개가 원유·천연가스·옥수수·밀·콩·니켈·철광석 등 원자재 관련 ETN이다.
원자재 가격을 추종하는 ETF와 ETN이 크게 오른 것은 연초부터 이어진 원자재 가격 상승세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겹치면서 이례적인 가격 폭등 현상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국가들이다. 러시아는 세계 3위 산유국인 데다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은 러시아가 전 세계 공급량의 약 10%를 생산한다. 알루미늄 등 주요 원자재 공급국이기도 하다. 또 유럽은 천연가스의 40% 정도를 러시아에 의존한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밀은 전 세계 공급량의 29%에 달할 정도로 농산물 시장에서도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또 우크라이나에서 생산되는 옥수수(13%), 보리(12%)는 전 세계 공급량을 기준으로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전문가들은 전쟁이라는 불확실성, 유례없이 커진 변동성 등을 감안하면 가격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를 비롯해 관련 상품에 투자할 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게다가 실제 자산 가치의 상승을 ETF나 ETN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괴리율이 높아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괴리율이 높다는 건 실제 자산 가치와 이를 추종하는 투자상품의 차이가 커진다는 얘기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원자재 가격은 여러 가지 요건을 고려했을 때 중장기적으로 오름세를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현재 이례적인 상황이 겹치면서 높은 가격이 형성된 시점이라 변동성이 크고 방향성도 예측이 어렵다. 투자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2022-03-17 22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