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값 상승세 확산…전셋값은 다소 안정 기미

수도권 집값 상승세 확산…전셋값은 다소 안정 기미

입력 2014-02-23 00:00
업데이트 2014-02-2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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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완화 등으로 오랜만에 매도자 우위시장 형성”

집값 바닥론에 힘이 실리고 부동산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 완화가 더해지며 과거 몇 년간 얼어붙었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 활기가 돌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일반 아파트와 비강남 지역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거침없이 오르며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던 수도권 전셋값은 지역적 편차는 있으나 소강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 등 재건축 규제 완화로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일반 아파트와 비강남 지역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강남의 한 부동산 모습.  연합뉴스
23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 폐지 등 재건축 규제 완화로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일반 아파트와 비강남 지역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이날 강남의 한 부동산 모습.
연합뉴스
◇ 집값 상승세 전방위 확산

부동산114(www.r114.com)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의 아파트 매매시장은 0.07% 올랐다. 재건축이 0.43% 올라 가격 상승을 이끈 가운데 일반아파트 역시 0.03% 가격이 뛰어 지난주(0.01%)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1·2기 신도시와 수도권도 매매가 역시 각각 0.02% 올라 강세를 보였다.

정부가 연내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도를 폐지하는 등 재건축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히면서 부동산 시장에 강남권 재건축발 훈풍이 불고 있다.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도자 우위 분위기가 확산하는 모양새다.

또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이 높은 지역에서는 ‘깡통주택’을 우려한 전세 수요자들이 주택 매입에 가세하며 급매물이 소진되고, 집값이 오르는가 하면 한동안 좀처럼 보기 어렵던 투자수요까지 시장에 등장하고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일번지공인 김찬경 대표는 “설 이후 매수세가 강하게 부는 상황이었는데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 대책까지 더해지며 훈풍을 체감하고 있다”며 “과거에 투기가 일어날 때의 초창기 모습이 연상될 정도로 최근 확실한 매도자 우위의 시장으로 재편된 느낌”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최근 급등한 재건축 단지뿐 아니라 잠실 엘스, 리센츠 등 새 아파트 단지의 경우에도 급매물은 이미 다 소진되고 최근 몇 주 새 가격이 수천만원씩 뛴 채 팔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1년 전 매매가가 8억5천만원가량이던 잠실 엘스 전용 109㎡의 경우 9억5천만원으로 올랐다”며 “좋은 매물은 10억원에도 주인들이 안 팔려고 한다”고 귀띔했다.

성북구 돈암동 현대공인중개사 안미희 대표도 “작년 말부터 거래가 잘 되는 편이었는데 올해 들어서는 매물이 딸릴 정도로 잘 팔린다”며 “급매물이 모조리 소진되면서 매매가도 작년 연말보다 눈에 띄게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4분기 2억500만∼2억3천만원에 팔리던 돈암동 한진아파트 79㎡는 현재 최소 2억4천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안 대표는 “2월에 성사시킨 거래 가운데 절반은 집을 사 임대를 놓으려는 투자자에 의한 것이었다”며 “오랜만에 실수요자 외에 투자자들이 시장에 등장한 것을 보면서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을 실감한다”고 덧붙였다.

미국발 금융위기를 거치며 고점 대비 집값이 반 토막 가까이 난 신도시 부동산 시장에도 모처럼 온기가 돌고 있다.

분당 로얄공인중개사 김미경 대표는 “실수요자들이 많이 찾는 중소형은 이미 급매물이 다 팔려나갔고, 매물이 적체되던 중대형까지 팔리기 시작했다”며 “130~150㎡대 아파트도 4천만∼5천만원가량 호가가 올랐다”고 전했다.

김 대표에 따르면 시범현대아파트 155㎡의 경우 작년에 6억8천만원에 급매로 팔렸으나 지금은 7억5천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일부 집주인들은 시장 분위기가 살아나자 7억원대 후반까지 호가를 올렸다.

김 대표는 “재건축 규제 완화 방침으로 서울 강남권 부동산의 동맥경화가 풀릴 조짐을 보이는 것도 수도권 부동산 시장에는 큰 호재”라며 “서울에서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 그 흐름이 곧 수도권으로도 내려오기 마련”이라고 기대했다.

◇ 전셋값 고공행진 한풀 꺾이나

가파르게 치솟던 전셋값은 다소 소강 국면에 접어든 기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전셋값은 0.18% 오르며 77주 연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하지만 부동산 현장 종사자들은 전셋값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숨 고르기 징후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잠실일번지공인 김찬경 대표는 “매매가 활발해지며 전세값는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며 “잠실 엘스, 리센츠 전용면적 109㎡는 5천만원가량 전셋값이 내렸다”고 말했다.

돈암동 현대공인중개사 안미희 대표 역시 “전세가 여전히 귀한 편이긴 하지만 요즘 들어 전세난이 한풀 꺾인 분위기”라며 “과거엔 전세 물건이 나오기 무섭게 빠졌으나 현재는 물건이 늘 1∼2개는 기본으로 존재한다”고 말했다.

실제 작년 2억500만원하던 한진아파트 79㎡ 전세의 경우 전세금이 2억원으로 내렸는데도 20일 넘게 안 나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분당 로얄공인 김미경 대표도 “한동안 씨가 말랐던 전세 물건이 시장에 조금씩 풀리며 가격도 내려가고 있는데 99∼162㎡는 연초보다 3천만∼4천만원 하락했다”며 “학군 수요가 다시 생기는 여름방학까지는 이런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이런 현상에 대해 예년보다 빨리 시작된 봄 이사철, 학군 수요의 종료, 전세 수요의 매매전환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박 전문위원은 “전세난에 대한 불안감으로 수요자들이 필요한 시점보다 훨씬 앞당겨 미리 전세를 구하는 추세가 최근 나타났다”며 “학군 수요가 끝난 것과 전세가율이 80-90%로 치솟은 지역의 전세 수요자들이 깡통전세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매매수요로 돌아선 것 등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그럼에도 전셋값이 완전한 안정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저금리 기조 속에 월세가 전세를 빠르게 잠식함에 따라 전세 물건은 여전히 절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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