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먹이원’ 밀원수 수천 그루 심고… 전사원 ‘내 나무 갖기 캠페인’에 원아 교육도
기후변화·내성 응애에 꿀벌 대량 폐사미·유럽 꿀벌 30~40%↓…1년새 8%↓
농어촌공사, 2년째 ‘꿀벌 귀환 캠페인’
나주배원예농협과 MOU 맺고 협업
20일 밀원수 은목서 300그루 심어
2~3년 육성 후 취약농가에 무료 분양
4월 본사 등서 1000그루 밀원수 식재
고령농 등에 화분매개 벌통 250개 지원
지난달 24일 한국농어촌공사 임직원들이 꿀벌 귀환을 위한 전 직원 내 나무 갖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농어촌공사 제공
7일 강원 강릉시 교동의 한 공원에서 꿀벌들이 활짝 핀 매화에서 바쁘게 꿀을 모으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6년째 유엔이 정한 ‘꿀벌의 날’
범정부 기후변화 꿀벌 영향 공동연구
국내 꿀벌 상황도 다르지 않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해 9~11월 전국적으로 40만~50만 봉군(벌떼)이 피해를 입었고 사육 봉군 규모도 지난해 12월 247만 봉군으로 전년(269만 봉군)보다 1년새 8.2%가 줄었다. 한국양봉협회는 지난해 78억 마리, 올해 200억 마리 등 모두 300억 마리에 가까운 꿀벌이 폐사했다고 밝혔다. 꿀벌이 사라진 원인에 대해 정부와 전문가들은 방제제에 내성이 생긴 응애, 농약과 살충제의 과다 사용 등을 직접적 이유로 꼽았다. 기후 변화 요인은 아직 과학적 인과성이 입증되지 않았지만 농식품부, 농촌진흥청, 기상청, 산림청, 환경부 등 범부처가 뭉쳐 올해부터 2030년까지 484억원을 들여 기후 변화가 양봉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공동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공기업 중 한국농어촌공사는 이런 움직임에 맞춰 꿀벌의 건강한 서식지 조성을 위한 ‘꿀벌 귀환 캠페인’을 가장 적극적으로 벌이고 있다. 지난 2월 나주배원예농협과 업무협약을 맺은 뒤 지난달 개화기에 맞춰 고령농 등 인공수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가를 대상으로 250여개의 화분 매개용 벌통을 임대·설치해주고 과수 농가 과실의 상품성을 높였다.
양봉 농가 벌통에서 움직이고 있는 꿀벌들. 픽사베이 제공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2월 22일 꿀벌 폐사 피해의 주요 원인이 방제제에 내성을 지닌 응애가 주요 원인이라고 지목했다. 양봉 자료사진. 픽사베이
한국농어촌공사와 나주배원예농협이 지난달 3일 지역 농가에 화분매개용벌통을 전달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제공
꿀벌이 좋아하는 밀원수 ‘은목서’ 자료사진.. 독자 제공
작년에 히어리, 올해는 은목서 식재
꿀벌의 먹이원인 밀원수를 조성해 꿀벌의 면역 기능 강화에도 나섰다. 꿀벌의 날인 오는 20일 나주시 일대에 밀원수(은목서) 묘목 300주를 심고 2~3년간 육성한 뒤 취약 농가에 무료로 분양한다. 지난달에는 본사와 지역본부·지사청사 등에 1000그루의 밀원수를 심은 데 이어 기후위기의 경각심을 되새기기 위해 임직원 대상 ‘내 나무 갖기 캠페인’을 통해 나주 본사 생태공원에 밀원수 50그루를 식재했다. 이 캠페인은 전사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공사 측은 전했다.
본사 어린이집 원아 60여명과 직원 100여명에게 기후위기의 심각성과 꿀벌의 가치를 알리는 교육과 함께 미니해바라기 씨드볼(배양토와 씨앗을 섞어 볼 형태로 만든 친환경 씨앗 제품)을 심는 현장 체험학습과 밀원수 100그루를 추가 식재하기도 했다.
농어촌공사는 지난해에도 (사)평화의숲과 함께 밀원수 식재를 위한 국민 모금 행사로 모인 3000여만원으로 한국 고유종인 히어리 등 밀원수 400주를 국립나주숲체원에 식재했었다.
이병호 농어촌공사 사장은 “꿀벌 실종 이슈는 우리의 식탁, 나아가 인류와 직결된 문제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농어촌공사 해남완도지사에서 임직원들이 지난달 7일 식목일 기념 청사 내 밀원수를 식재하고 있다. 농어촌공사 제공
꿀벌 자료 사진. 픽사베이
세종 강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