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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층 덮친 ‘월세 지출’

빈곤층 덮친 ‘월세 지출’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20-08-24 17:54
업데이트 2020-08-25 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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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하위 20% 월세살이 늘고 상위 80%보다 더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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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2분기 소득 하위 20%(1분위)의 가구당 평균 월세 지출이 나머지 80%를 앞질렀다. 2009년 2분기 이후 11년 만에 처음이다. 소득이 높을수록 월세 대신 자가(自家)로 사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가구당 평균 월세 지출은 그동안 중하위 소득계층에서 높았다.

●1분위 월세지출 작년보다 13.8% 늘어나

24일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전체 가구의 월평균 ‘실제 주거비’(월세) 지출은 7만 8907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 줄었다.

실제 주거비 지출에 전세나 아파트 관리비 등은 포함되지 않아 사실상 월세를 의미한다. 이 가운데 1분위 가구의 월세 지출은 평균 9만 1717원으로 지난해보다 13.8% 증가했다.

이는 월세 거주자만을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 아니라 자가나 전세 거주자까지 모수로 포함해 월세의 평균을 낸 것이다. 실제 월세로 사는 가구의 지출은 이보다 훨씬 크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소득 하위 20~40%(2분위)의 평균 월세 지출은 9만 1549원, 하위 40~60%(3분위) 가구는 7만 2123원, 상위 20~40%(4분위) 6만 5809원, 상위 20% 이내(5분위) 가구는 7만 3387원으로 집계됐다.

●2분위에 역전… 저소득층 월세 전환 증가

저소득층은 월세로 살더라도 낮은 월세를 내는 사람이 많고, 고소득층은 자가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지난해 3분기부터 올 1분기까지 가구당 평균 월세 지출은 소득 2분위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었다. 그러나 올 2분기에 1분위의 월세 지출 증가율(13.8%)이 2분위(13.3%)보다 높게 나타난 것은 그만큼 1분위에서 월세를 사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다.

●“임대차보호법 시행, 빈곤층부터 타격”

월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4~5월엔 보합, 6월엔 전년 동월 대비 0.1% 상승하는 데 그쳤다. 월셋값 상승보다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하는 가구가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늘어난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임대차보호법 시행을 앞두고 집주인들이 전세를 대거 월세로 바꾼 것이 저소득층의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2020-08-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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