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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이복누나’ 신영자 구속에 롯데 ‘착잡’

‘신동빈 이복누나’ 신영자 구속에 롯데 ‘착잡’

입력 2016-07-07 07:09
업데이트 2016-07-07 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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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오너 일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의 장녀이자 신동빈 회장의 이복 누나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이 7일 구속되자 롯데그룹은 착잡한 분위기다.

비록 신 이사장의 비리 혐의가 ‘그룹과는 상관 없는 개인의 문제’라는 것이 롯데의 표면적 입장이지만 오랜 기간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했던 신 이사장의 구속이 몰고올 파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한때 신세계 이명희 회장과 함께 ‘유통가의 대모’로 불렸던 신 이사장은 1983년부터 롯데백화점 영업담당 이사와 상무, 롯데쇼핑 상품본부장, 롯데쇼핑 총괄 부사장 등을 거쳐 2008~2012년 롯데쇼핑 사장을 지냈다.

롯데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이자 핵심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성장을 이끌어온 인물이자 경쟁사에 비해 후발주자였던 롯데가 국내 유통업계의 최강자로 발돋움하도록 만든 주역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오랫동안 핵심 계열사의 경영에 깊숙이 관여해온 신 이사장이 그룹 내에서 돌아가는 내밀한 사정을 모를래야 모를 수가 없다는 것이 재계 안팎의 일반적 시각이다.

누구보다 내부 사정을 훤히 아는 신 이사장이 향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구형량 감경 등을 조건으로 이복동생인 신 회장에게 불리한 진술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롯데는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보통 검찰은 표적으로 하는 인물의 범죄행위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그 인물을 잘 아는 피의자와 구형량 감경 등을 조건으로 거래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신 이사장의 경우 그런 거래를 하기에 최적의 인물”이라고 말했다.

올해 74세의 고령인 데다 평생을 재벌 2세로 호의호식해온 신 이사장이 다른 어떤 인물보다도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걸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란 것도 이런 관측이 힘을 얻는 배경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이사장이 자체적으로 선임한 변호인의 조력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라 그룹 차원에서 뭐라 언급할 만한 입장이 아니다”고 밝혔다.

오랫동안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이 ‘철권통치’하던 롯데가 차츰 신동빈 회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2012년 신 이사장이 롯데쇼핑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롯데시네마 매장 운영권을 상실하게 된 것은 롯데로선 부담스런 부분이다.

신 이사장이 대주주이던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가 2013년 알짜배기 사업이던 롯데시네마 매장 운영권을 빼앗기게 된 것은 당시 재벌기업의 ‘일감 몰아주기’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됐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이로 인해 신 이사장은 중요한 수입원을 상실하게 됐고 신 회장이 이를 적극적으로 방어해주지 않았던 데 대해 섭섭한 마음을 갖게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수익원을 상실한 시네마통상과 시네마푸드는 결국 올해 초 청산 절차를 밟았다.

지난해 신동주·동빈 형제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했던 초기에 신 이사장이 신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 등과 함께 신동빈 회장을 해임하기 위한 일본 롯데홀딩스 주총에 참석하려고 일본에 건너갔던 것도 이런 사정이 배경이 됐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 이사장이 신 회장 쪽에 기운 듯한 행보를 보이면서 두 사람이 ‘전략적 화해’를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신 이사장은 잠실 롯데월드몰 내 롯데 콘서트홀에서 열린 임직원 대상 콘서트에 신 회장과 함께 참석했고, 롯데월드타워 상량식에도 신 회장과 함께 자리를 지켰다.

최근 진행 중인 신 총괄회장에 대한 성년후견인 지정 관련 심리에서도 신 회장 편에 섰다.

그러나 재계 전문가들은 신 이사장과 신 회장의 이런 관계가 전략적 이해관계에 따른 일시적인 것이어서 신 이사장이 필요에 따라 신 회장에게 불리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경영권 분쟁을 유리하게 이끌기 위해 ‘캐스팅 보트’를 쥔 신 이사장과 모종의 거래를 했을 수 있다”며 “어떤 의미에서는 이런 것도 지금 상황에서는 신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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