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스왑거래 ‘짬짜미’로 나눠먹은 외국계은행 첫 적발

외환스왑거래 ‘짬짜미’로 나눠먹은 외국계은행 첫 적발

입력 2016-03-15 13:14
업데이트 2016-03-15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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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HSBC·도이체방크 국내지점에 과징금 5천900만원 부과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도이체방크 국내지점이 담합해 외환 파생상품 거래 계약을 ‘나눠 먹기’ 하다 제재를 받게 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외환스왑 비딩(bidding·입찰)을 번갈아 수주하기로 담합한 HSBC와 도이체방크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5천9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외환 파생상품 관련 담합이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 결과 이들 은행의 영업담당 직원은 2011년 한 기업이 낸 외환스왑 입찰을 번갈아가며 따낼 수 있도록 낙찰 예정자와 들러리 참여자를 미리 정해뒀다.

입찰 때 낙찰 예정자보다 들러리 참여자가 더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방법을 썼다.

외환스왑이란 고객과 은행이 현물환율에 따라 원화와 달러화를 교환한 뒤 일정 기간 이후 최초 계약 때 선물환율로 원금을 다시 교환하는 거래다.

국내 기업들은 주로 달러화 단기 수급을 조절하기 위해 은행과 스왑거래를 하며 환 위험 헤지, 투기 거래에도 이용한다.

피해 기업은 8천800만달러(약 1천48억원)를 원화로 환전해 쓰다 일정 기간 뒤 같은 액수의 달러화를 다시 사들이는 계약을 연장하기 위해 1∼3개월에 한 번씩 입찰을 냈다.

이때 4차례 벌인 담합으로 HSBC는 3번, 도이체방크는 1번 입찰을 따냈다.

공정위는 HSBC에 과징금 4천600만원, 도이체방크에는 1천300만원을 부과했다.

공정위가 외국계 은행들의 담합 사실을 밝혀낸 것은 글로벌 대형은행(IB)의 환율 조작 사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였다.

JP모건, 바클레이스, 씨티 등은 2007∼2013년 영국 런던외환시장의 유로/달러화 고시환율을 담합·조작했다가 지난해 미국 법무부에서 6조원대 벌금을 부과받았다.

이에 따라 공정위도 IB들의 유로/달러화 환율 조작으로 한국 기업이 본 손해가 없는지 조사를 벌이는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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