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가상현실에 밀려난 MWC 단골들

‘주인공’ 가상현실에 밀려난 MWC 단골들

입력 2016-02-24 16:22
업데이트 2016-02-24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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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워치 종적 감추고 스마트폰·자동차도 ‘찬밥’ 신세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의 올해 주인공은 가상현실(VR)이었다.

작년만 해도 주요 전시장을 빛낸 건 자동차였다. 초고속 이동통신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줄 만한 아이템으로 이만 한 게 없었다. 글로벌 이동통신사들은 물론 스마트폰 제조사마저도 근사한 스포츠카를 가져다 놓고 위용을 뽐냈다.

올해는 그 자리를 VR 기기와 VR 콘텐츠들이 메웠다. VR 체험관이 마련된 곳에는 어김없이 수십 미터의 관람객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심지어 VR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제품을 VR 기기와 콘텐츠로 설명하는 업체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오가는 사람들의 발목을 일단 붙들기 위한 ‘작전’이었다.

24일 MWC 전시장에서 만난 한 국내 스타트업 관계자는 “올해 MWC는 VR를 제외하곤 기억에 남는 제품이 많지 않다”며 “특히 스마트워치 등 웨어러블 기기는 전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작년 MWC 주인공이었던 스마트워치는 어느 제조사 하나 눈에 띄는 신제품을 내놓지 않으면서 불과 1년 만에 종적을 감춘 풍경이었다.

디자인이나 상품 기획력이 글로벌 수준으로 올라온 중국 업체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화웨이, 레노버 등 스마트 기기 제조사는 물론이고 모바일 시장으로 확장하는 가전업체 하이얼, TCL(알카텔) 등도 출시된 지 한참 지난 스마트워치를 전시하는 데 그쳤다.

그나마 삼성전자가 지난달 내놓은 ‘기어S2 클래식’ 신규 모델만 삼성의 메인 전시장 입구에 자리하면서 홀로 빛나는 모양새였다.

스마트밴드 등 다른 웨어러블 기기도 전시장 구석으로 밀려났다.

ZTE가 ‘입는(Wearable) 보석’을 의미하는 ‘스마트 쥬얼리’ 대표작을 몇 개 들고 나왔는데 디자인이 조악한 데다 신제품도 아니어서 관심을 끌지는 못했다. 대만 업체 HTC도 건강관리형 웨어러블 브랜드 ‘헬스박스’(HealthBox) 제품들을 선보였으나 주목을 못 받았다.

MWC의 터줏대감인 스마트폰도 찬밥 신세이긴 마찬가지였다.

삼성과 LG전자가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MWC에서 공개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치면서 그나마 체면치레는 하는 분위기였지만 대세를 거스를 순 없었다. 일본의 소니와 중국의 오포(Oppo)도 각각 스마트폰 신제품으로 가세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삼성과 LG는 예년 규모 수준의 전시 부스를 꾸리고 신제품 갤럭시S7과 G5를 홍보하느라 열을 올렸는데 정작 관람객의 눈과 발을 붙든 건 VR 체험관이었다.

삼성이 지난달 CES(세계 최대 가전박람회)와 똑같이 극장 콘셉트로 꾸린 ‘4D 기어VR’ 체험전시장(28석)은 매일 줄지어 선 관람객들 때문에 평균 대기 시간이 40~50분에 육박했다. LG전자는 부스 내에 4석 규모의 초라한 VR 체험관을 마련했는데 스마트폰 부스 못지않은 인파가 몰려 눈길을 끌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관계자는 “VR를 제외하고 기억에 남는 전시물이 많지 않았다”면서 “스마트폰 자체만 가지고는 이제 안되는구나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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