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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진료비 부담, 대형병원↓ 동네의원↑…대형병원 쏠림 부추겨

외래진료비 부담, 대형병원↓ 동네의원↑…대형병원 쏠림 부추겨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6-01-18 07:04
업데이트 2016-01-18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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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 사이 감기 등 가벼운 질환으로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환자 자신이 내야 하는 의료비 부담이 대형병원에서는 낮아졌지만, 1차 의료를 전담하는 가까운 동네의원에서는 오히려 올라간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 당국이 환자의 대형병원 쏠림현상을 막는다며 각종 의료전달체계 개선방안을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한다며 대형병원 이용에 따른 외래진료비 부담을 낮췄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신영석 선임연구위원은 18일 이런 내용을 담은 ‘의료자원배분의 효율성 제고방안: 전달체계를 중심으로’란 연구보고서를 보건복지 정책동향 전문지 ‘보건복지포럼’(2015년 12월)에 발표했다.

신 연구위원은 보고서에서 최근 의료기관 종별 외래 진료비 변화 양태는 의료전달체계가 얼마나 비효율적인지 그 전형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외래진료에 대한 건강보험 보장률은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은 2006년 46.7%에서 2013년 48.9%로 올랐지만, 보건복지부 표준업무지침에서 외래진료를 전담하게 돼 있는 의원은 같은 기간 68.5%에서 61.7%로 도리어 떨어졌다.

환자가 외래진료를 받을 때 자신이 부담해야 할 진료비가 동네의원에서는 더 올라가며 동네의원의 외래진료 보장성은 악화했지만, 대형병원에서는 도리어 더 줄어들면서 상급종합병원에서 외래진료를 받기가 훨씬 수월해졌다는 말이다.

이처럼 상급종합병원 외래진료를 이용하는 문턱이 낮아지면서 대형병원이 전체 의료기관의 외래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중과 증가율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의료기관 종별 외래 진료비 점유율 추이를 보면, 상급종합병원은 2005년 13.29%에서 2014년 17.55%로 증가했지만, 의원은 같은 기간 65.46%에서 55.41%로 감소했다. 2005년 이후 외래 진료비 연평균 증가율은 상급종합병원은 11.47%에 달했지만, 의원은 6.1%에 그쳤다.

신 연구위원은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을 바로잡고자 단기처방으로 경증질환으로 상급병원을 이용할 때 환자의 본인부담과 약값 부담을 대폭 올리는 등 소비자의 비용의식을 높여 상급병원 외래이용을 억제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 단순 고혈압, 당뇨병, 감기, 소화불량 등 현재 52개로 묶여 있는 경증질환의 종류를 더 확대하고, 의원에서 병원급으로 환자진료를 의뢰하는 표준지침을 마련하는 등 진료의뢰 절차를 강화해야 한다고 그는 강조했다.

이와 관련, 복지부는 지난 15일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를 열어 동네의원이 상급병원에 환자진료를 의뢰하면 1만원의 ‘의뢰 수가’를 신설해 지원하고, 거꾸로 상급병원이 호전된 환자를 진료의뢰 병원 등으로 되돌려 보내면 ‘회송 수가’를 현재 1만원에서 4만원으로 인상해 지급하는 시범사업을 2월부터 벌이기로 했다.

의료법은 병상과 진료과목 기준에 따라 우리나라 의료기관을 의원급(병상 30개 미만), 병원급(병상 30~100개 미만), 종합병원(병상 100~300개 미만-진료과목 7개 이상 또는 병상 300개 이상-진료과목 9개 이상), 상급종합병원(병상 300개 이상-진료과목 20개 이상) 등으로 구분한다.

복지부는 행정규칙으로 표준업무지침을 만들어 1단계 의원급에서는 경증질환과 만성질환 외래진료를 전담하도록 하고, 병원급에서는 일반적 입원·수술진료나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을, 상급종합병원에서는 중증질환과 희귀난치성 질환을 치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종별 의료기관의 기능 구분은 명확하지 않아 만성질환 환자도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하는 행태가 나날이 증가하는 등 의료전달체계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유명무실한 실정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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