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소득 등 가계소득 증대 패키지 ‘절반의 성공’

배당소득 등 가계소득 증대 패키지 ‘절반의 성공’

김경두 기자
입력 2015-10-11 23:06
수정 2015-10-12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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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장사 중간배당액 2.6배 급증

올해 상장사의 중간배당액이 1조원을 넘어서 지난해보다 2.6배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기업소득 환류세제를 도입함에 따라 중간배당이 크게 늘어났다. 다만 정부 의도대로 가계소득이 늘어나기보다는 대주주인 재벌 총수 일가와 외국인의 배만 불려 줬다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소득 증대세제’가 절반의 성공에 멈춘 것이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37개 상장사가 총 1조 600억원의 중간배당을 했다. 지난해(4118억원·29개사)의 2.6배다. 올해 처음 중간배당을 한 기업도 현대차와 우리은행 등 9개사나 됐다. 현대차는 중간배당액이 268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 상반기 기업들의 영업 실적이 좋지 못했는데 중간배당이 크게 늘어난 것은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기업소득 환류세제가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배당소득 대부분이 서민 가계가 아닌 재벌 총수 일가와 재벌 계열사, 외국인 투자자의 몫으로 돌아갔다. 중간배당 1위인 현대차는 총수 일가를 포함한 내부 지분율이 25.9%, 외국인 지분율은 44.9%(지난 8일 기준)였다. 이는 중간배당액(2687억원) 가운데 1902억원가량을 이들이 받았다는 얘기다. 삼성전자도 중간배당액(1489억원)의 78.3%(외국인 지분율 50.8%+내부지분율 27.5%)인 1166억원이 이들에게 돌아갔다. 내년 결산배당 때는 이런 경향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되레 총수 일가에게 세금만 더 깎아 준다는 비판도 나온다. 배당소득 증대세제는 고배당 상장기업이 주주에게 배당금을 줄 때 세금을 15.4%(주민세 포함)에서 9.9%로 깎아 주는 제도다. 대주주의 경우 최대 41.8%의 종합소득세율 대신 27.5% 낮은 세율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나마 세금 감면 대상이 ‘거주자’(개인)로 한정돼 외국인 투자자와 그룹 계열사(법인)에게는 혜택이 없다. 기업소득 환류세제는 기업이 번 돈의 일정액을 배당과 임금 인상, 투자 등에 쓰지 않으면 10%의 법인세를 매기는 방식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당소득 과세 대상자 중 상위 1%가 배당소득의 70% 이상을 가져가는 만큼 정책 도입 취지와 달리 서민 가계의 소득 증대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기획재정부 세제실 관계자는 “주주들이 배당 결정을 하는 만큼 대주주에게 배당 증가와 세금 감면 혜택이 돌아가야 개인 투자자도 혜택을 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고 해명했다.

‘가계소득 증대세제’ 3대 패키지의 하나인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기업이 직전 3년 평균 임금 증가율을 초과해 연봉을 올려주면 초과액의 10%(대기업 5%)를 법인세에서 빼주는 제도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이 올려 준 임금의 10%를 세금에서 빼준다고 임금을 올릴 리가 없다”면서 “근로소득 증대세제는 근로자 소득세가 아닌 기업 법인세를 깎아 주는 제도여서 결국 가계의 소득을 늘리지도, 세금을 깎아 주지도 못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가 국회에 제출한 ‘2016년 조세지출예산서’에 따르면 내년에 배당소득 증대세제와 근로소득 증대세제로 깎아 주는 세금이 각각 270억원, 1000억원에 불과하다. 세금 감면 효과가 내년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의 비과세 혜택(1003억원)과 비슷하다. 정부 스스로 배당을 크게 늘리거나 연봉을 많이 올려주는 기업들이 많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셈이다.

김유찬 홍익대 세무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가계소득을 늘리고 싶다면 청년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의 근로시간을 단축해 일자리를 나누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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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12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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