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분석] ‘한국경제 타국보다 견실’ 평가… 가계 소득 증대가 더 중요

[뉴스 분석] ‘한국경제 타국보다 견실’ 평가… 가계 소득 증대가 더 중요

장은석 기자
입력 2015-09-21 00:02
수정 2015-09-21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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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한국 신용등급 상향 의미와 허실

경제지표는 아닌데 우리 경제가 좋아지고 있는 것일까. 국제 신용평가회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지난 15일 3년 만에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을 ‘A+’에서 ‘AA-’로 한 단계 올리면서 나오는 궁금증이다. 신용등급은 우리나라가 다른 나라에 비해 견실하다는 ‘상대적 평가’이지 미래 발전에 대한 ‘보증수표’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신용등급 상향과 별도로 정부의 경제체질 개선 정책은 여전히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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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20일 “S&P의 이번 신용등급 상향이 ‘한국 경제가 세계 1등’이라는 평가는 아니다”라면서 “국가 신용등급은 학점으로 따지면 절대평가가 아닌 상대평가에 가까워 한국이 세계적인 경기 침체 속에서도 다른 나라보다 성장률과 재정 건전성, 대외 건전성 등이 낫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국가 신용등급은 정부가 발행하는 국채에 대한 평가다. 국제 신용평가사들은 국채를 AAA~D 총 22등급으로 나눠 평가한다. ‘BB+’ 이하는 투기 등급으로, ‘BBB-’ 이상은 투자 적격 등급이다.

국가 신용등급 평가 기준은 은행이 개인에게 돈을 빌려줄 때 매기는 신용등급과 비슷하다. 은행은 개인이 돈을 갚을 수 있는 능력으로 소득과 자산을 본다. 국가의 소득은 경제성장률이고 자산은 재정건전성이다. 국가 신용등급은 달러로 발행하는 국채에 대한 평가여서 외환 보유고 등 대외 건전성이 평가 항목에 추가된다.

S&P는 한국이 앞으로 3~5년 동안 다른 선진국보다 높은 연 3%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8년 3만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최근 수출이 부진하지만 다른 나라들보다 괜찮다는 평가도 덧붙였다.

재정건전성도 다른 선진국보다 양호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GDP 대비 나랏빚이 내년에 40.1%로 처음 40%를 넘어서지만 올해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14.6%의 3분의1 수준이다. 한국 정부와 금융권이 보유한 대외 유동자산이 갚아야 할 대외 채무보다 많은 순채권국으로 대외 건전성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뚝심’도 보태졌다. 최 부총리는 지난해 7월 취임 이후 S&P 평가단만 4번 만났다. 직접 신용등급 상향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3대 국제 신용평가사 중 무디스와 피치는 이미 ‘AA’ 등급으로 올렸는데 S&P만 꿈쩍하지 않고 있어서다. 최 부총리는 이날 서울 삼청동 총리 공관에서 열린 당·정·청 정책조정협의회에서 이에 대해 “우리 경제의 견고한 기초 체력, 정부의 안정적인 경제 운용, 노동개혁 등 4대 구조개혁 노력, 한반도 고위급 회담 타결에 따른 남북 간 긴장 완화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최 부총리는 지난 18일 경남 거제에서 열린 기재부 출입 기자단 정책 세미나에서는 “다른 신용평가사를 보면 공기업 부채 감축을 굉장히 높게 평가했다”면서 “(가계부채에서는) 안심전환 대출 등 정부의 부채 관리가 신용등급 상향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물론 신용평가사의 허점도 적지 않다. 특히 우리나라는 외환위기와 카드 사태 때 이들의 진면목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 S&P가 외환위기 직전인 1997년 8월 우리나라에 매긴 신용등급은 이번에 올린 것과 같은 ‘AA-’였다. S&P가 우리나라에 부여한 역대 최고 등급이다. 그러나 그해 10월부터 투기 등급으로 10계단(AA-→B+) 내려가는 데에는 3개월도 걸리지 않았다. 카드 사태 때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때 경제 관료 사이에서는 ‘무디스(신용평가 상향)로 일어난 자 무디스로 망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물밑 작업으로 국가 신용등급을 올렸지만 북한 리스크가 불거지면 한순간에 주저앉았기 때문이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국가 신용등급 상향은 투자자가 한국 국채를 샀을 때 돈 떼일 가능성은 없다는 의미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가 신용등급은 과거 경제 지표로 평가하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 경제가 잘나갈 것이라는 보증수표는 아니다”면서 “가계와 기업, 나라의 빚에 의존해 성장하는 한국 경제가 건전하게 성장하려면 가계소득을 늘리고 중소기업 등 취약 부문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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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2015-09-21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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