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내부통제 강화한다더니…줄줄이 정치인 ‘낙하산 감사’ 선임

금융권 내부통제 강화한다더니…줄줄이 정치인 ‘낙하산 감사’ 선임

입력 2014-01-18 00:00
수정 2014-01-18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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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유출·불완전판매 등 급증

개인정보 유출, 고객 돈 횡령, 회사채 눈속임 판매 등 금융사들의 비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행위가 적발돼 작년 한 해 4대 금융지주사가 제재를 받은 것만 160건이다. 그런데도 금융권에는 전문성이 떨어지는 정치인 출신 ‘낙하산’들이 잇따라 입성하고 있다. 내부통제를 강화해도 부족할 판에 ‘거꾸로 가는 금융’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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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한국기업지배구조원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는 지난해 160건의 위법행위가 적발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총 6억 552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하나금융이 2억 175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그 뒤는 KB금융(1억 6700만원), 우리금융(1억 4270만원), 신한금융(1억 2800만원) 순서였다. 개별 회사로는 차장급 직원이 고객 돈을 몰래 빼내 투자하다가 100억원대의 손실을 낸 하나대투증권이 신탁재산 간 자전거래 제한 위반 등으로 1억 2500만원을 부과받아 불명예스러운 1위를 차지했다. 건수로는 우리금융이 51건으로 가장 많았고, 하나금융(42건), 신한금융(39건), KB금융(28건)이 그 뒤를 이었다.

위반행위 유형은 부당영업과 불완전판매(41.8%)가 가장 많았다. 은행 계열사들은 정보 관리와 방화벽 구축 등이 특히 미흡했다. KB국민은행의 사외이사 동태분석 보고서(‘ISS 보고서’) 유출 파문 등이 그 예다. 반면, 증권 계열사들은 판매 실적을 높이기 위해 상품 위험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수만명의 피해자를 양산한 동양그룹과 LIG그룹의 회사채 및 기업어음(CP) 부실 판매가 여기에 해당한다. 증권사 직원이 이른바 ‘모찌계좌’로 불리는 차명계좌를 통해 자기 돈으로 주식 거래를 하다가 적발된 사례도 적지 않았다.

이런 금융사고가 터질 때마다 금융사들은 한목소리로 내부통제 강화를 외쳤다. 그러나 현실은 정반대다. 이날 예금보험공사에는 문제풍 전 새누리당 서산·태안선거대책위원장이 감사로 취임했다. 서울대 농업교육학과를 나와 행정학 석사,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지만 금융 경험은 전무하다. 지난 대선 때 박근혜 당시 후보의 대선캠프에서 활동해 전형적인 ‘자리 챙겨주기’라는 논란이 일고 있다. 같은 날 주택금융공사 감사에 임명된 김충환씨는 기술고시(19회) 출신으로 감사원에 오래 근무했지만 금융 전문성은 떨어진다는 평을 듣는다.

앞서 13일에는 박대해 전 새누리당 의원이 기술보증기금 감사로, 이틀 뒤인 15일에는 정송학 새누리당 광진갑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이 자산관리공사(캠코) 감사로 각각 선임됐다. IBK캐피탈 감사도 정치권(양종오 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 출신이다.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부대변인을 지낸 김용수씨와 윤진식 의원 보좌관을 지낸 조상훈씨는 지난해 KB금융그룹에 입성했다.

김진방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에 발을 디뎠다고 해서 금융사 임원이나 감사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지만 전문성과 경험이 떨어진다는 데 문제가 있다”면서 “금융사는 고객의 돈을 다루기 때문에 특히 누구의 이익을 대변하느냐가 중요한데 이렇게 감사 자리를 ‘감투’로 여기게 되면 경영진과 유착하거나 (금융사의 이익을 대변하는) 로비스트로 전락할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민형 기업지배구조원 연구원은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라면서 “위법행위 적발 시 관련 임직원은 물론 내부감사 라인에 대한 제재 수위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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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2014-01-18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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