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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위기속 정몽헌 회장 10주기 맞은 현대그룹

개성공단 위기속 정몽헌 회장 10주기 맞은 현대그룹

입력 2013-08-01 00:00
업데이트 2013-08-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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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잔뜩 움츠린 남북관계 속에 대북사업의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정몽헌 전 회장의 10주기를 맞게 됐다.

정 전 회장이 생전 심혈을 기울인 금강산 관광 사업은 2008년 7월 중단된 뒤 재개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개성공단 사업마저 좌초될 위기에 처해 10주기를 맞이하는 그룹 사람들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현정은 회장은 통일부의 방북 승인에 따라 3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정 전 회장 10주기 추모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2009년 이후 4년 만에 금강산 추모행사에 참석하는 셈이다.

현 회장은 작년 8월 경기 하남시 창우동에 있는 선영을 참배하면서 “금강산 관광이 재개돼 10주기 행사는 금강산에서 하고 싶다”며 대북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에서도 좀처럼 ‘남북 해빙’의 실마리가 찾아지지 않은 가운데 금강산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떼게 됐다.

2003년 8월 4일 정 전 회장이 세상을 떠난 이래 10년은 현대그룹에 시련의 연속이었다.

정 전 회장 타계 직후 현 회장의 시숙부인 정상영 KCC 명예회장과의 경영권 분쟁을 겪은데 이어 2006년에는 시동생인 정몽준 새누리당 의원이 대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이 현대그룹 계열사인 현대상선 지분을 매입하면서 갈등을 빚기도 했다.

그룹 경영의 안정을 찾아가고 금강산 관광 사업도 본궤도에 오른 2008년 7월에는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군이 쏜 총에 맞아 숨진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는 아픔을 맛봤다.

이런 가운데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남북관계는 최악의 국면으로 치달았고 이듬해 4월 급기야 북한이 현대그룹의 금강산 관광사업 독점권을 무효로 하는 사태에 이르렀다.

금강산 사업이 중단되면서 현대아산은 소규모 건설업체로 전락했고 수차례 구조조정으로 직원 수마저 1천명에서 300여명으로 70%가량 줄었다.

금강산 관광사업 중단에 따른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상황에서 현대그룹의 모태나 다름없는 현대건설 인수에 나섰지만 이마저 실패하면서 자존심에 금이 갔다.

올해 들어서는 북한의 3차 핵실험 여파로 남북경제협력의 ‘마지막 보루’인 개성공단마저 가동이 중단되면서 그룹 내에서는 과거 어느 때보다 위기의식이 팽배해 있다.

개성공단이 폐쇄되면 남북 간 민간 경협의 유일한 동아줄이 끊기게 되고 선대 회장의 유업인 대북사업 재개의 꿈은 멀어질 수밖에 없다.

과거 정 전 회장의 기일이 돌아올 때마다 위기 극복의 의지를 다지던 것과 달리 올해 10주기가 차분하게 느껴지는 것도 그룹이 처한 절박한 상황을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그룹 관계자는 “정 전 회장 타계 이후 10년은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시기였다”며 “이번 10주기를 기점으로 그룹의 운명이 대전환을 이루길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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